대만 홍하이가 중국 광저우에 총 1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세계 최대 TV 패널 공장을 짓기로 했다. 삼성·LG가 주도해온 고해상도 TV시장을 신기술 투자로 따라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12월 31일 홍하이가 최근 자회사로 편입한 일본 사카이디스플레이프로덕트(SDP)와 광저우시가 공동으로 세계 최대 패널공장 신설을 정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SDP와 광저우시 정부는 공동으로 610억위안(약 10조5420억원)의 투자협정을 맺고 2019년 양산을 목표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패널 공장 건설과 함께 사물인터넷(IoT) TV, 패널 기술 등의 연구개발(R&D) 인프라가 조성돼 광저우에 디스플레이 생태계가 마련될 예정이다.
SDP는 올해 3월부터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18년 9월을 기점으로 생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SDP는 광저우 공장에서 8K UHD TV용 패널을 생산한다. 8K는 현재 글로벌 TV 시장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풀HD(2K)보다 해상도가 16배 높다. 현재 SDP는 거점인 일본 사카이시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8K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광저우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최대 920위억위안(약 15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DP는 대형 유리기판을 사용해 생산효율을 높이고 비용 경쟁력과 품질을 갖추기로 했다.
홍하이의 이번 투자는 패널부터 완제품까지 TV를 주도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전략이다. 홍하이는 지난해 8월 완전 인수한 샤프의 경영 재건에 집중해왔다. 홍하이는 샤프가 TV사업을 주력으로 하고있는 만큼 패널을 샤프에 집중적으로 공급해 삼성과 LG가 주도해온 글로벌 TV 시장에서 승기를 빼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4K UHD TV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긴 만큼 8K는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위기감도 공장 건설 추진에 결정타가 됐다. 샤프는 2018년부터 SDP가 생산한 8K 패널로 완제품을 내놓고
궈타이밍 홍하이 회장은 전날 공장 조인식장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깊은 투자"라며 자찬했다. 궈 회장은 "샤프는 한때 TV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렸으나 최근 몇 년간 투자자금이 없었다"며 "내가 처음으로 할 일은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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