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베리아의 도시 이르쿠츠크에서 돈이 없어 술 대신 스킨 토너를 마신 현지 주민이 50명 가까이 집단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이르쿠츠크 지부는 19일(현지시간) “현재까지 화장용 토너를 마시고 숨진 주민이 49명으로 파악됐다”며 “총 57명이 문제의 제품을 마셨고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지 수사·보건 당국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빈곤 계층의 주민들이며 17일부터 이틀 동안 단체로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인 뒤 사망했다.
이들이 마신 화장품은 현지에서 피부 보습용이나 사우나용으로 판매되는 스킨토너 ‘보야리쉬닉’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제품에는 섭취할 경우 실명, 독극물 쇼크 등을 초래할 수 있는 메틸알코올이나 냉동 방지제 등이 함유돼 있다. 제품엔 음용하지 말라는 경고문구가 있으나 피해자들은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쿠츠크 시 정부는 관내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한편 모든 비음료 알코올의 판매를 잠정 중단시켰다.
러시아에서는 가장 싼 술 조차 살수 없는 극빈층 주민이 공업·의료용 알코올 등을 마시고 실명하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해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한 지역 주민이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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