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트럭 테러, 니스테러 5개월만에 재연…휴일·관광지 군중에 견제없이 돌진
↑ 베를린 트럭 테러/사진=연합뉴스 |
19일(현지시간) 밤 독일 베를린 시내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는 지난 7월 86명의 목숨을 앗아간 프랑스 니스 테러를 빼닮았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별다른 경계심을 자아내지 않는 대형 트럭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수단으로 악용됐다는 게 가장 큰 공통점입니다.
영국 BBC방송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베를린 테러에 사용된 트럭에 철로 보이는 무거운 짐을 싣고 시속 64km로 사람들이 모여있던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돌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dpa통신 등 현지 언론은 트럭의 크기를 19t 정도, 돌진한 거리는 50∼80m로 일단 추정했습니다.
니스 테러 때도 범인들은 19t짜리 대형 화물 트럭을 몰고 해변 산책로 프롬나드 데 장글레 2㎞ 구간에서 약 30분간 광란의 질주를 벌였습니다.
니스를 덮친 트럭은 상업용임을 가장해 범행 장소인 해변에 의심 없이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베를린에서도 마찬가지 정황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여유를 만끽하기 위해 많이 모이는 유명 관광지를 노린 '소프트타깃 공격'을 가했다는 점도 두 테러의 유사점으로 지적됩니다.
베를린 테러가 발생한 곳은 시 중심가인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의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광장은 베를린시 서부의 중심 쇼핑가 쿠담 거리 인근에 있다.
평소에도 관광객으로 붐비는 광장 시장에는 성탄절을 엿새 앞두고 큰 장이 서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이 모여들었다.
니스 역시 남불 리비에라 해변의 대표적 휴양지로 여름철이 되면 프랑스인뿐만 아니라 유럽인과 외국인이 대거 찾아와 휴가를 즐기는 곳입니다.
또 테러가 발생한 날은 불꽃놀이 등 휴일 축제로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여름밤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이 평소보다 한가롭게 여유를 누리는 시기에 공격이 자행돼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는 점도 공통적으로 거론됩니다.
독일에서는 성탄절을 한 달가량 앞두고 큰 장이 서는 전통이 있어 베를린 곳곳에서도 매년 연말·연초에 60개가량의 크리스마스 시장이 섭니다.
이번 테러 발생지도 시장이 마련된 장소 가운데 한 곳입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100개의 부스와 가판이 마련돼 핫초코, 과일, 와플 등 음식과 크리스마스 장식품, 장난감 등을 팔았고, 성탄절을 즐기려는 민간인들이 모여들면서 사상자 수도 늘었습니다.
니스테러도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이자 공휴일인 7월 14일 밤 프랑스 남부 해안 니스 해안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혁명기념일을 맞아 해변에서 축제를 즐기던 수천 명의 군중이 테러 공격 대상이 됐습니다.
현재 유럽이 테러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대형테러에 거푸 악용된 트럭은 아직 사각지대에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어 경계를 늦추기 쉬운 차량 테러에 대한 예방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 벨기에 브뤼셀 테러 등을 계기로 총기나 폭발물에 대한 규제, 검문검색은 눈에 띄게 강화했지만 차량은 상대적으로 견제를 덜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차량은 이미 테러 전문가들에게 치명적인 위협으로 인식된 지 오래며 당국도 위험성을 줄곧 언급해왔습니다.
미국 CNN, NBC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
국토안보부는 "차량을 활용하면 테러 훈련이나 경험이 적어도 총기나 폭탄 없이 쉽게 테러를 할 수 있어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에게 매력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