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테러로 9명 사망·45명 부상…난민 범행 가능성
↑ 베를린 테러 / 사진=연합뉴스 |
독일 베를린 시내에서 대형 트럭 한 대가 19일(현지시간) 시장을 덮쳐 최소 9명이 숨지고 45명이 다쳤습니다.
공격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무고한 민간인의 일상을 겨냥한 '소프트타깃' 테러에 유럽이 또다기 희생된 것으로 보입니다. 범행 트럭 운전자가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이라는 현지 언론보도도 나와 독일 및 유럽 난민 문제에 또 다른 불씨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저녁 8시 14분께 대형 트럭 한 대가 베를린 관광지인 카이저 빌헬름 메모리얼 교회 인근의 크리스마스시장으로 돌진했습니다.
트럭은 시속 65km 정도의 속도로 도로변의 가판대를 뚫고 보도로 뛰어들어 사람들을 덮쳤습니다.
경찰은 현재까지 인명피해가 사망 9명, 부상 45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다수입니다. 또한 현지 영상은 많은 사람들이 다쳐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인명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범행에 쓰인 19t 스카니아 트럭은 폴란드에 등록된 차량으로, 용의자들이 폴란드의 건설 현장에서 훔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테러로 규정하는 발표에 신중한 독일 정부는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즉각 규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많은 단서가 테러 공격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설명했습니다.
트럭 운전자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현장에서 달아났다가 빌헬름 카이저 교회에서 1.5km가량 떨어진 전승기념탑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 용의자는 구금 상태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보조서게 앉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은 아직 붙잡힌 용의자의 신원이나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용의자가 체첸 출신이라거나 파키스탄 출신이라는 언론 보도들이 있었으나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dpa 통신은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구금된 용의자는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에서 2월 독일에 들어온 난민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용의자가 여러 개의 이름을 사용해 신원 확인에 애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독일 디벨트도 범인이 파키스탄 출신 난민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 트럭은 폴란드 번호판을 달고 있었으며 이에 독일 당국이 폴란드 측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범인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 동승자로부터 차를 빼앗아 범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실제로 이주민 출신이 벌인 테러로 확인되면 난민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큰 독일 사회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독일에서는 그동안 테러 위협이 잇따랐지만, 이 정도의 대형 테러가 발생한 것은 처음입니다.
앞서 지난 7월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주자가 뷔르츠부르크 통근열차에서 승객들에게 도끼를 휘두르는 만행을 저질러 홍콩 관광객 5명이 부상했습니다.
같은 달 시리아 출신 이민자가 안스바흐 음악축제장
10월에는 '이슬람국가'(IS) 추종자가 베를린 공항을 포함한 테러 공격을 계획했다가 사전에 발각돼 경찰에 붙잡히는 등 테러 계획이 수 차례 있었으나 이번처럼 시행에 옮겨져 대규모 사망자를 낸 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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