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중앙정보국) FBI(연방수사국) DNI(국가정보국) 등 미국 주요 정보기관들이 한 목소리로 지난 미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고 결론내렸다.
그동안 미국 정보당국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 개입논란을 두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여왔지만 CIA가 미 대선 과정에서 일어난 해킹은 러시아 소행이 틀림없다고 공식화한 후 이들 기관들은 일제히 공동 보조를 맞추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해킹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선거 과정이 외국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확실하기 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이번 사안에 대해 비슷하게 우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제임스 코미 FBI 국장과 제임스 클래퍼 DNI 국장이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도울 목적으로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도했다. WP는 이어 존 브레넌 CIA 국장이 FBI와 DNI 역시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사실에 동의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보냈다고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와 관련해 브레넌 CIA 국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제임스 코미 FBI 국장,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통화했다”면서 “미국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의 의도와 본질, 영역에 관해 우리 사이에 강한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한걸음 더 나아가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겨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 회견에서 “러시아에선 푸틴 대통령의 명령 없이 일어나는 일이 많지 않다”며 푸틴 대통령의 해킹 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는 “지난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해킹을 중단하라. 그렇지 않으면 중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었다”면서 “러시아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지난 15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후원자에 대한 감사 행사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에게 개인적인 불만을 품고 있어서” 해킹 공격을 명령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공화당 소속 리처드 버(노스캐롤라이나) 상원 정보위원장은 16일 성명을 내고 “우리 위원회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관련 정보를 추적하고 신속하게 검토할 것”이라면서 “그런 (해킹) 평가에 관한 모든 소스의 정보를 검토하고, 러시아 정부의 사이버 공격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수행해 일본을 방문 중이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는 “미국이 이에 대해 얘기하지 말든지 아니면 어떤 증거를 대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이는 아주 무례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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