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디스퀘어드2> |
캐나다 출신의 딘과 댄 형제가 1995년 론칭한 디스퀘어드2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핫’한 패션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특유의 화려하고 재치있는 디자인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이 브랜드는 2000년대 초 마돈나의 뮤직비디오 ‘돈 텔 미’와 월드투어 의상을 디자인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후 리키 마틴, 레니 크라비츠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주목받으면서 서울, 파리, 홍콩 등 세계 곳곳에 진출했다.
선글라스 수입업체 세원ITC가 국내에서 전개하는 ‘2017년 디스퀘어드2 아이웨어 콜렉션’ 론칭을 맞아 한국을 찾은 이들은 최근 서울 삼성동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친구와 쇼핑하듯 사업을 운영한 것이 듀오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밝혔다. 패션업계에서 듀오 디자이너가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패션은 의견충돌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분야라 두 명의 수석디자이너가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않기 때문.
댄은 “나와 딘은 ‘이 옷 별로야’, ‘이 옷이 더 나아’ 이렇게 티격태격하면서 마치 친구와 쇼핑하듯 지속적으로 소통한다. 그리고 싸워도 무조건 한 방을 쓰는데, 그러면 싸움이 커질 수가 없더라”고 했다. 사업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보단 친구와 쇼핑하듯 즐겁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으면 분쟁을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디스퀘어드2는 남성용 핫팬츠, 호피무늬 코트 등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댄은 “밀리터리 룩에 19세기 패턴을 접목하는 등 다양한 문화를 섞는 게 우리 디자인의 특징”이라면서 “최근에는 노숙자 패션에서 영감을 받아 콜렉션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커머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인해 급변하는 패션시장에 대한 쓴 소리도 거침없이 내뱉었다. 두 디자이너는 패션업계에 퍼지고있는 ‘시 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 방식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시 나우 바이 나우는 패션쇼가 끝난 직후 고객들이 컬렉션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인데, 버버리 등이 이를 시행하고있다.
딘은 “시 나우 바이 나우 시스템은 패션을 ‘싸구려(cheap)’처럼 만든다. 잡지에서 옷을 보고, ‘이 옷이 정말 마음에 든다’고 판단한 뒤에 제품을 구매하는 게 패션의 매력인데, 그게 사라지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댄도 “SNS는 우리 모두가 스타가 될 수 있을 거란 착각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모두가 ‘비욘세’처럼 될 수는 없다”면서 “비욘세가 입은 옷을 보고 ‘나도 사고싶다’라고 느끼는 게 패션의 기본인데, SNS와 시 나우 바이 나우는 패션의
패션 브랜드의 라이선스 사업에 대해선 “브랜드의 옷이 비싸서 살 수 없는 고객들에게도 브랜드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본다”고 입을 모았다. 디스퀘어드2는 현재 아이웨어, 속옷, 향수의 라이선스 사업을 하고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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