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는 2일(현지시간) 북한 고려항공등 단체 16곳과 개인 7명에 대한 독자제재를 선포했다.
이는 북한으로 들어가는 모든 ‘돈줄’을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상징적 조치다.
고려항공은 북한 노동자를 해외로 실어나르고 이들이 벌어들인 외화를 북한으로 반입하는 역할을 해왔다.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 국적기인 고려항공은 1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고, 북한에 등록된 모든 민간 비행기를 지속해서 소유 및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고려항공은 2013년 7월 평양 군사퍼레이드 때 저공비행을 한 적이 있고, 또 유엔이 금지한 스커드-B 미사일 시스템에 사용되는 예비부품과 물자를 수송했다”고 적시했다.
고려항공과 함께 제재대상에 포함된 북한능라도무역회사, 대외건설지도국, 남강건설, 만수대창작사 역시 북한 노동자 해외 송출과 관련된 단체들이다. 미국은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강제노동 등 인권침해가 빈발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이 외국에 파견한 노동자 숫자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으나 오경섭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부센터장이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밝힌 바로는 20~40여 개국에 11만~12만3000여명의 근로자들을 파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 개발과 연관된 조선금산무역회사와 조선해금강무역회사를 포함해 동북아은행 라선국제상업은행 금강은행 고려은행 고려신용개발은행 등이 금융회사들도 무더기로 제재명단에 올린 것 역시 북한의 자금줄을 죄겠다는 의도가 짙다.
미국은 이번 조치를 기반으로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국가들에게 거래 중단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 수출기업과 거래하는 국가의 기업과 단체에 대해서도 제재를 부과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확대할 예정이다.
국무부는 중국을 향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중국 기업을 직접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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