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40대 장년된 '은둔형 외톨이' 실태파악 나서…사회참가 유도에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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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일본에서 장기간 집에 박혀 사회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사회문제화되기 시작한 것은 경기 침체가 시작된 1990년대입니다.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오지 않은 채 20년가량 세월이 흘렀고 20대 초반 히키코모리가 된 청년은 40대의 장년이 됐습니다.
이처럼 불혹을 넘긴 히키코모리가 늘고, 이런 상황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되자 일본 정부가 시민단체를 통한 실태조사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2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KHJ전국히키코모리가족회연합회는 후생노동성의 지원을 받아 전국에서 40대 이상 중에 10년 이상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입니다.
상담 기관 이용, 취업경험 여부, 가족과의 관계, 활동범위,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 등을 살펴봅니다.
이 단체는 이와 함께 전국의 히키코모리 상담센터에 대해 설문조사도 진행해 히키코모리의 사회참가 유도를 위한 대안을 마련해 제안할 계획입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9월 발표한 15~39세 대상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 연령대 전체 히키코모리(6개월 이상 집에 머무는 경우)는 54만1천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이들 중 7년 이상 히키코모리 생활을 한 사람은 5년 전보다 배가 많은 34.7%로 히키코모리의 장기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그간 40세 이상 히키코모리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는 없었지만, 지자체가 진행한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히키코모리의 30~50%는 40대 이상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마네(島根) 현의 2013년 조사에서는 전체 히키코모리의 50%가, 2012년 도쿄(東京)도 마치다(町田)시의 조사에서는 30%가 각각 40대 이상이었습니다.
히키코모리 고령화에는 히키코모리가 되는 원인의 다양화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동안은 주로 사춘기 청소년이 학교에 가지 않으면서 집에만 틀어박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20대 이후 직장의 인간관계나 질병 치료 등이 계기가 돼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불혹의 히키코모리 문제가 특히 심각한 이유는 이들이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는 부모 역시 노년으로 접어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있는 '80-50' 문제입니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고령의 부모가 받는 연금 등을 나눠쓰며 생활할 수 있었지만, 만약 히키코모리인 자녀가 50대가 되고 부모가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80대가 돼 건강에 문제라도 생긴다면 부모와 자녀
40대 아들이 히키코모리인 도쿄 거주 한 70세 여성은 "우리(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아들이) 도대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아직 일하고 있어서 당장은 괜찮지만, 아들은 나중에 받을 국민연금이나 보험료도 체납된 상황이다. 걱정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