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15일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피어48에서 열린 연례 디지털 컨퍼런스(마인드+머신 2016) 무대에 올라 약 1000명의 청중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4년전(2012년) 마인드+머신이라는 컨퍼런스를 처음으로 열면서 왜 우리는 안되나(Why not us?)고 얘기했다. GE같은 전통 제조업 회사가 소프트웨어에 투자하고 변신하는게 어색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4년간 우리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변신했다. 이제 당신들에게 묻겠다. 당신들은 왜 안되나(Why not you)? 이제 당신들이 답할 차례다”
이멜트 회장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3D프린터, 드론 등 파괴적 혁신 기술이 나오고 있음에도 디지털 전환에 머뭇거리고 있는 기업과 고위 임원진에게 ‘변화’를 강조하며 직격타를 날린 것이다. 이멜트 회장은 “두려워하지 말고 변화하라. 변화가 당신을 찾아낼 것이다(Change will find you)”라고도 말했다.
실제 GE는 산업용 인공지능 회사로 변신을 위해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프리딕스’에 막대한 투자와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GE는 컨퍼런스 하루 전인 14일 현장관리서비스 솔루션회사 서비스맥스를 9억1500만달러(1조1150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한데 이어 이날은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와이즈(Wise.io)와 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인 비트 스튜(Bit Stew)를 인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GE 측은 1억 5300만 달러를 들여 비트스튜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문화도 분야별, 직군별로 칸막이가 심한 전통 제조업 분위기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처럼 바꾸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소프트웨어 전담 회사(GE 디지털)을 설립하고 직원 2000명을 채용한데 이어 올초에는 본사도 코네티컷에서 보스턴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것도 ‘기업문화’를 바꿔야 회사 체질이 개선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GE 디지털의 실리콘밸리 본사도 35만 제곱피트(축구 경기장 6.5배 크기)로 확대하고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파운드리 11개소와 IT센터 6개소를 추가할 계획이다.
GE의 이 같은 공격적 행보는 경쟁사를 자극하고 있다.‘인더스트리 4.0’을 주창하며 4차 산업혁명에 불을 지핀 독일의 지멘스는 14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업체 ‘멘토그래픽스’를 45억달러(5조2528억)에 인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 정보통신 관련 기업 뿐만 아니라 발전설비, 기계, 항공기 엔진 등 대규모 공장 설비를 갖춘 기업도 ‘디지털 전환’ 은 불가피하다는 신호다.
GE는 소프트웨어 ‘프리딕스’를 구글, 애플, 아마존 소프트웨어 급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과 다른점은 GE는 물리적 자산(Asset)과 결합됐다는 점이며 이를 ‘디지털 쌍둥이(트윈)’으로 부른다. 디지털 쌍둥이란 실제 공장, 장비를 디지털(클라우드)에서 가상으로 똑같이 구현하는 모델이다.
이날 GE는 미국 중부 최대 전력회사 엑셀론(Exelon)에 프리딕스 소프트웨어를 넣어 원자력, 수력, 풍력, 태양광, 천연가스 시설을 디지털로 구현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 현장에서 착착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양사는 이날 “엑셀론과 GE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프레딕스 플랫폼을 활용한 차세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SaaS)를 개발하기 위해 협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GE디지털 사장 겸 그룹 내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인 빌 루(Bill Ruh)는 “산업의 기회는 바로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 서울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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