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트럼프' 극우 마린르펜 내년 대선서 승리? 초미 관심
↑ 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을 무산시켰지만 대신 대서양 건너 프랑스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것이란 희망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고 10일 일간 파이내셜타임스(FT)가 전망했습니다.
프랑스는 직접 대통령을 뽑는 서방 제2의 민주대국인 만큼 만약 내년 5월 대선에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을 이끄는 마린 르펜이 당선될 경우 유럽에 이번 트럼프의 승리에 버금가는 정치적 파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전략 면에서도 르펜은 트럼프와 유사하게 현재 프랑스가 안고 있는 경제, 사회적 문제점의 원인을 이민과 세계화, 기득권층 및 언론 등의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르펜은 9일 "트럼프의 승리는 자유의 승리로 해석돼야 한다"면서 "이는 방해가 되는 제도를 제거하기 위해 자유를 융성시켜온 프랑스인들에게 또 다른 교훈을 안겨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르펜은 유럽연합(EU)으로부터의 탈퇴와 망명 기준의 강화, 공공장소 히잡(이슬람 베일) 착용 금지 등 급진적인 조치들을 옹호하고 있으며 상당수 그의 정책들은 프랑스의 전후 사회 공감대와 배치되는 것입니다.
정치적 경쟁자나 논평가들은 트럼프의 승리로 르펜의 승리 가능성이 커졌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5개월 만에 벌어진 미 공화당의 대선 승리가 르펜의 반(反)이민 및 반EU 정강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도우익 정치싱크탱크인 퐁다폴의 도미니크 레이니 소장은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승리를 통해 보다 급진적이고 포퓰리스트적인 유권자들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르펜의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우선 르펜에게 투표하는데 따른 심리적 장애가 제거되는 선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다른 사람들로 하는데 세계가 망하지는 않는다"는 인식이 보편화된다는 것입니다.
도미니크 드 빌팽 전 총리는 "프랑스와 미국은 쌍둥이와 같은 것으로 비록 제도상 차이가 있더라도 미국에서 가능한 것은 프랑스에서도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르펜은 지난 2011년 부친 장 마리 르펜으로부터 FN 대표직을 물려받은 후 좌선회를 통해 노동자 불만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등 지지기반 확보에 주력해 왔으나 아직 공식 여론조사상으로는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입니다.
르펜은 내년 대선에서 25% 득표율로 2차 결선투표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결선에서는 누가 됐든 중도우파 후보에 패할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국립정치대학(시앙스포)의 브뤼노 코트레 교수는 "트럼프와 브렉시트가 르펜의 반기득권 입장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진전의 폭은 제한돼 있다"면서 중도우익 후보가 고정 기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르펜이 당선될 수 있는 한가지 유일한 시나리오는 인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맞붙는 것입니다. 국내 여론조사에 따르면 결선에서 올랑드 대통령과 대결할 경우 51% 지지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지지도가 낮은 올랑드 대통령이 결선에 오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 밖에 프랑스의 EU 탈퇴와 프랑화로의 복귀 등 정책도 연금생활자와 예금자들에게 불리한 만큼 대선 가도에 핸디캡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반면 예상을 뒤엎는
보수계 장-피에르 라파랭 전 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최일선의 이유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프랑스에서 르펜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결론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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