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당선됨에 따라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그가 내놓은 ‘취임 100일 구상’이 집중조명 받고 있다. 당시만해도 트럼프가 성추문·세금회피 등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탓에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실현여부에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트럼프가 강조해온 ‘강한 미국(Great America)’이란 키워드에 걸맞게 주변국과 마찰이 불보듯 뻔한 정책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날 펜실베니아주 게티즈버그 유세에서 “(미국에 있어) TPP는 잠재적 재앙”이라며 “취임 첫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을 선언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한 “미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외국과의 불공정무역을 조사하도록 상무장관 및 무역대표부에게 지시할 것”이라 밝혔다. 선거기간 내내 중국을 미국경제를 망친 주범으로 지목했던 트럼프는 100일 구상에서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 말했다.
이같은 경제정책들은 일방적인 미국 중심주의로 점철돼 있어 다른 국가들과의 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적지 않아 우려가 크다. 트럼프의 당선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 주가가 급락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날 트럼프는 또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기말 심혈을 기울였던 환경보호 정책들에 대해 “키스톤 송유관 것널을 재개하는 등 셰일가스와 석유·천연가스를 비롯해 모든 미국의 에너지 자원 생산관련 규제를 철회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유엔의 기후변화 계획에 대한 모든 자금 출연을 취소하고 그 돈으로 미국의 물과 환경 기반시설 개선에 쓰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상징과 같은 이민자 차단 정책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불법이민 범죄자 200만명 이상을 추방하고, 테러 의심자가 발생한 국가로부터 이민자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한편 워싱턴 정가의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임기를 마친 뒤 5년이 지나지 않은 의원들은 로비스트로 활동할 수 없게 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또 백악관 출신 관리들에 한해서는 외국 정부를 위한 로비 활동을 평생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대법권 후보자를 재선정하고, 선거기간 중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들에게 모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 경고했다.
당시 화제가 됐던 AT&T의 타임워너 인수는 “소수 기업에게 과도하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행위”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2013
트럼프는 이같은 경제구상이 실현되면 “미국이 매년 4%대의 경제성장을 하고 10년 안에 25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 말했다. 또한 자신의 감세 정책이 “중산층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거듭 강조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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