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쇼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면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펀더멘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단기 충격 이후 증시가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은 증시에 쇼크를 줄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 자체가 정책 리스크를 부각시키는 변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 급락은 불가피하다”며 “확실하지 않지만 한달 정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2020선에서 1980선까지 밀렸다. 선거 막판 트럼프 지지율이 올라 클린턴과 초박빙 양상을 보이면서 트럼프 리스크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S&P 지수는 9거래일 연속 하락하기도 했다. 그동안 지수가 트럼프 리스크에 조정을 받아왔던 데도 볼 수 있듯이 트럼프의 당선은 증시에 부정적인 뉴스로 해석된다. 특히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브렉시트 당시와 맞먹는 수준의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 월가에서는 그동안 트럼프가 당선되면 글로벌 증시가 10% 가량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트 당선으로 변동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위험자산보다는 안전자산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주가 조정폭도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감세, 금융규제 완화, 화석연료 사용 선호, 오바마케어 반대 등 주요 부문에서 현 정부와는 반대되는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통화정책과 보호무역주의 부문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럼프는 그동안 연준의 금리인상 지연을 비판해왔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에 대해서도 불신을 드러내왔기 때문에 통화정책 측면에서 상당한 불확실성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정책이 보다 구체화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지수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의 경제정책 자체가 경제를 부양하는 정책, 친기업적 정책이기에 미국 경제는 나쁠 수 있지만 기업들에 나쁘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정책에 대
이은택 SK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당선는 주가가 빠지게 하는 악재라고 본다”라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악재라고 보기 힘들다. 단기적 급락한다면 매수의 기회로 삼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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