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막판 뒷심을 발휘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은 연일 ‘살얼음판’이다. 만약 트럼프가 오는 8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 때 승리한다면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감 탓이다.
영국계은행 바클레이스는 트럼프 후보 당선 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1~13%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증시를 포함해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매도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확률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로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선거 판세가 초박빙에 접어들자 S&P500 지수는 이미 하락세를 타고 있다.
S&P500 지수는 지난달 25일 이후 이달 3일(현지시간)까지 8거래일 연속으로 총 2.9% 하락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최장기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물론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8거래일 연속 하락폭(23%)에는 비할 바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극도로 움츠러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트럼프 리스크’ 증가는 시장의 안전자산 투자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엔화값은 4일 도쿄외환시장에서 강세로 돌아섰다. 이날 달러당 엔화값은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102엔대 후반까지 급등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미·일 금리 차이가 커질 것을 우려해 약세 조짐을 보였던 엔화값이 트럼프 리스크 증대와 함께 급격히 강세로 돌아선 것이다.
엔화 강세로 일본 수출기업의 실적악화 우려도 높아져 이날 닛케이225 주가지수가 장중 1.8% 이상 급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정책 불투명성이 강한 트럼프 승리에 대한 경계심이 나오면서 매수를 미루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HSBC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안전자산인 금값이 온스당 15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멕시코에서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손을 잡고 트럼프 당선 비상사태 대비에 돌입했다. 현지 언론들은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가 “(트럼프 당선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재무장관과 논의중”이라며 “우리는 비상계획을 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미 대선기간 중 트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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