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오른팔’ 왕치산, 상무위원 5년 더?

중국 내 반(反)부패 개혁을 주도하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있는 왕치산 공산당 중앙기율검서위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이 내년 정계개편 후에도 상무위원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주 폐막한 중국공산당 6중전회 회의문건 기초조로 참여한 덩마오성 조원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왕치산 상무위원에게 연령제한 예외가 적용될지를 묻는 말에 “융통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덩 조원은 당 지도자를 선임할 때 엄격한 조직 질서와 민주적 절차가 적용되겠지만,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조정될 필요가 있다며 당이 정치국 상무위원의 연령에 대해 유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에서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를 말하고 있으며 일부 상무위원이 68세 전에 퇴직하고 있다”며 “그러나 구체적인 연령 기준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중국 최고 지도부의 연령제한에 관한 불문율인 ‘7상8하’ 원칙이 올해 68세인 왕 서기에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7상8하’에 따르면 상무위원 7명 중 내년에 각각 64세와 62세가 되는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하고 왕치산을 포함한 5명이 내년 말 제19차 당대회에서 물러나야 한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올초부터 왕치산이 시 주석의 권력 강화를 위해 5년 더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반부패 개혁을 통해 시진핑 권력을 강화하고, 공직기강을 다잡아온 왕치산의 대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그가 먼저 7상8하 불문율을 깰 경우 시진핑의 장기집권을 위한 근거도 마련할 수 있다. 2022년 69세가 되는 시 주석이 왕 서기의 연임 전례를 근거로 그해 열릴 20차 당대회에서 최고지도자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집권 연장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중국 난징대 구쑤 교수는 “비공식적 연령제한 규정을 깨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왕치산이 중요한 반부패 캠페인을 위해 잔류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시 주석이 집권을 연장하려면 연령제한뿐 아니라 국가주석 3연임을 제한한 공산당 준칙을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공산당 준칙 개정은 다른나라 헌법개정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