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라이언 하원의장 지지철회…트럼프, 클린턴 공격 전략
↑ 폴 라이언 하원의장 / 사진=MBN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 안팎에서 갈수록 지지를 잃자 지지층을 확대하는 전략 대신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지지층의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전통적인 선거 전략을 포기했다고 공화당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음담패설' 녹취 파문이 확산하고,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필두로 당 인사 30여 명이 사실상 트럼프 지지를 포기해 사면초가에 빠진 트럼프의 궁여지책입니다.
여성이나 유색인종 등 자신에 대한 지지가 낮은 유권자층을 공략하는 데에는 이미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실제로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트럼프는 거센 반발을 불러온 자신의 대표 공약인 이민정책 등에 대한 언급을 줄이는 대신 클린턴을 겨냥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가 이메일 스캔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 추문 문제를 끈질기게 거론하는 것은 많은 클린턴 지지자가 선거일에 투표소에 가지 않고 집에 있게 하려는 의도라고 WSJ는 전했습니다.
클린턴 지지자들이 클린턴에 실망하고 정치에 환멸을 느껴 결국 투표를 하지 않으면 그만큼 트럼프에게 유리해진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트럼프는 그가 완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대선후보 1차 TV토론을 기점으로 세금회피 의혹과 음담패설 녹취 파문 등이 잇따르면서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이에 트럼프 캠프는 클린턴 공격을 목표로 삼고 2차 TV토론을 '초토화 전술'로 임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성폭행이나 성추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4명을 토론장에 데려온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WSJ는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2차 토론 이후 진행된 WSJ와 NBC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클린턴과의 지지율 격차를 토론 전의 11%포인트에서 7%포인트차로 좁히며 지지율 추락세를 다소 수습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트럼프의 전략이 효과가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골수 지지층이 유권자의 다수가 아니어서 클린턴에 대한 투표율이 내려가도 트럼프가 지지 기반을 넓히지
밋 롬니와 조지 W. 부시 대선 캠프에서 일한 공화당 정치 전략가 케빈 매든은 "공화당과 멀어져서 유권자를 뒤흔드는 것은 지지율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동력을 주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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