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타, 12년에 걸친 임무 마쳐…혜성과 충돌해 자멸
↑ 로제타 / 사진=연합뉴스 |
인류 최초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가 12년에 걸친 임무를 마치고 혜성 위에 굴러떨어져 생을 마감합니다.
유럽우주국(ESA)은 로제타에 30일 오전 11시20분(GMT·한국시간 오후 8시20분) 현재 궤도를 벗어나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혜성 67P)에 충돌해 자멸하도록 명령을 내렸다고 AFP 통신과 BBC 방송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앤드리아 아코마조 로제타 비행 책임자는 "임무의 최종 단계로 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제타는 2004년 3월 지구를 출발한 뒤 10년간 65억㎞를 날아 2014년 8월 혜성 67P에 근접했습니다.
그해 11월에는 탐사로봇 필레를 혜성 67P 표면에 내려보냈습니다.
필레는 탐사 활동을 하며 이미지와 측정 자료를 전송했으나 작년 7월 이후 교신이 완전히 끊겨 실종됐다가 이달 초 다시 연락이 닿았습니다.
로제타는 25개월간 홀로 궤도를 돌며 11만6천장의 이미지와 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혜성 67P의 모양이 고무 오리와 흡사하며, 머리와 몸통 부분의 성분이 매우 비슷하나 애초 별도의 미니 혜성이었다는 사실 등을 파악습니다.
또한 혜성 대기에서 아미노산 성분을 발견,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생명체가 생겨날 수 있도록 한 아미노산을 전했다는 증거를 뒷받침해줬습니다.
하지만 로제타가 태양과 점차 멀어지는 바람에 태양 전지판을 통한 배터리 충전이 어려워졌고 데이터 전송 속도 역시 극도로 느려졌습니다.
결국 ESA는 로제타를 우주의 쓰레기로 남기는 대신 혜성 충돌이라는 '화려한 피날레'를 택했습니다.
로제타는 초당 14.39㎞의 속도로 움직이는 혜성 67P를 향해 19㎞ 하강ㅎ바니다.
착륙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로제타는 충격을 가눌 수 있도록 인간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초당 90㎝로 이동할 계획입니다.
ESA는 로제타가 이 과정에서 혜성 67P 표면의 구멍을 고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SA는 표면으로부터 15∼20m 가까이에서 이미지를 촬영해 보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SA 통제센터의 맷 테일러는 "(혜성 76P로부터) 2㎞ 이하 떨어진 상공에 진입해 본 적이 없다"면서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샘플을 채취하지 못했던 지역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모든 정보는 프로젝트 파트너인 미 항공우주국이 운영하는 장치로 전송됩니
혜성에 굴러떨어진 뒤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으로 로제타의 임무는 끝났지만 인간의 일은 이제 시작됩니다.
과학자들은 로제타가 마지막으로 보내온 자료가 전송되는 대로 분석 작업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아코마조는 "로제타의 자료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사용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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