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애플에 대한 거액의 세금 추징 결정을 이끈 바 있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당분간 미국 기업에 대한 추가 세무 조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그가 트위터에 남긴 발언이 미국의 다른 대기업들로 세무조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지난 17일 런던 소재 헤지펀드 알제브리스의 다비드 세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는 유럽에서 0.05%의 세금을 내는 것이 합법적이라고 생각하는 185명의 CEO가 있다. 이들이 얼마를 내는지 가능한 한 빨리 파악해보라”고 묻자 “그렇게 하겠다.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다고 확인한 모든 CEO를 염두에 두겠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EU의 미국 기업에 대해 추가 조사에 대한 전조로 해석되며 재계에 불안감을 자아냈다.
시장 우려가 커지자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다비드 세라의 트윗은 미국 기업들에 대해 추가 조사에 나서라는 제안이 아니라, 미국 기업인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보라는 얘기였다는 것이다.
다비드 세라의 트윗은 지난 16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장인 존 엥글러 전 미시건주 주지사가 EU 28개 회원국 정상에게 미국 기업의 유럽에 대한 투자 감소 등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막기 위해 애플에 대한 세금 추징 결정을 철회하라는 서한을 보낸 뒤 나왔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워싱턴의 3대 재계단체 중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이 우리가 내린 결정을 번복해야 할 만한 사유가 되는지 검토한 결과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EU 회원국들의 이의 제기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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