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차부품 업체, 스타트업들이 무더기로 자율주행차 ‘성지’로 불리는 실리콘밸리에서 자율차 시험 운행 허가를 받았다.
11일 미 캘리포니아 교통국(DMV)은 벤츠, 구글, BMW 등 총 15개 업체에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허가를 내준뒤 홈페이지(https://www.dmv.ca.gov/portal/dmv/detail/vr/autonomous/testing)에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율차 운행허가 리스트에 따르면 폭스바겐, 벤츠, 닛산, GM, BMW, 포드, 혼다, 테슬라 등 거의 모든 글로벌 자동차 완성차 업체들이 포함돼 있다. 부품업체로는 델파이와 보쉬가 들어가 있다. 보쉬, 델파이, 구글, 닛산, 벤츠, 테슬라, 폭스바겐 등 7개 업체는 지난해말 캘리포니아 DMV에 자율주행 모드 해제 리포트를 제출한 바 있다. 자율주행모드해제 리포트는 자율주행 모드로 시험 운행하다가 특정한 순간 이 모드를 해제하고 사람이 운전대를 잡고 운전하는 상황을 모두 DMV에 보고해야 하는데 이것을 자세히 기술한 보고서다. 이처럼 이들 업체들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한뒤 관련 기술력을 축적해 놓은 상태다.
완성차와 부품업체뿐만 아니라 IT업체들도 시험운행허가를 얻었다. 지난 2009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선 구글은 물론 중국 공룡 검색엔진 바이두가 대표적이다. 바이두는 미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와 함께 인공지능(AI)기술을 이용한 자율주행차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바이두는 중국에서 자율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고 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험운행 허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바이두가 구글의 텃밭에서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바이두는 앞으로 5년 안에 자율주행차를 대량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자본으로 설립한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 퓨처’도 시험운행 허가를 받아 주목을 받았다. 패러데이 퓨처는 미래형 자동차로 지난 1월 국제가전박람회 CES에서 큰 주목받기도 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죽스(Zoox)와 스탠포드 출신으로 구성된 드라이브AI(Drive.ai)도 DMV에 허가 신청서를 내고 정식 시험 운행을 시작했다. 글로벌 업체의 이 같은 움직임과 다르게 현대, 기아차는 아직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허가를 신청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요타 최대 부품 공급업체인 덴소도 자율주행차 기술을 보유한 후지쓰 텐의 지분 51%를 인수,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후지쓰 텐은 자율주행차에 필수인 레이더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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