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사회가 학교 행사에 흑인 운동선수 분장을 하고 나타난 꼬마 소년으로 때 아닌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BBC등 여러 외신은 호주에서 지난 25일(현지시간) 피지(Fiji) 출신 흑인 운동선수인 닉 네이테니 분장을 하고 나타난 백인 꼬마소년으로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보도했다.
소년의 부모는 자신의 아들이 “닉 네이테니는 내 우상”이라고 한 말을 듣고 그가 원하는 것을 이뤄주고자 분장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소년의 어머니는 페이스북에 아들의 사진을 올리며 “내 아들은 오늘 닉 네이테니로 분장했다”며 “좀 걱정이 되긴 했지만 해놓고 나니 정말 잘 어울리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진은 금새 온라인 상으로 일파만파 퍼졌고 소년의 부모는 가혹한 비판을 받게 됐다. 사람들은 “시대가 어느 때인데 흑인분장(blackface)를 하냐”며 “흑인은 분장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논란이 계속되자 한 호주의 원주민 여성 벡 비 씨는 31일(현지시간) “내 딸은 몇 달 전 백인으로 분장했는데 그 때는 왜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았냐”며 “호주 사람들은 이중잣대를 멈춰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녀는 “그 소년은 단지 자신의 우상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흑인을 조롱하려 한 행동이 아니지 않느냐”며 “영웅은 영웅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이 소년이 받을 상처가 너무 걱정된다”고 했다.
한편 31일(현지시간) 호주의 첫 원주민 출신 여성 하원의원이 된 린다 버니 의원은 의원으로서의 첫 연설을 전했다. 버니 의원의 연설에 앞서 호주 원주민 여성 세명이 위나드주리 부족의 언어로 전통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됐다. 노래가 끝난 후 연설을 시작한 버니 의원은 “내가 13살일 때 학교에서 친구들은 나에게 내 조상은 구석기시대 사람이냐며 조롱했다”며 “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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