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지지율 47%…트럼프에 9∼15%P 앞서며 '격차 벌려'
↑ 힐러리, 트럼프 지지율 / 사진=연합뉴스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지율 면에서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에 10%포인트 안팎으로 앞서며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전당대회 이후 트럼프의 잇따른 헛발질에 대선 승부처로 꼽히는 경합주에서도 클린턴이 큰 격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4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의 지지율은 47%로 트럼프(38%)에 9%포인트 앞섰습니다.
공화당(7월 18∼21일)과 민주당(7월 25∼28일) 전당대회 이전의 조사(클린턴 46%-트럼프 41%) 때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자유당, 녹색당 후보까지 넣은 4자 대결에서도 클린턴(43%)이 트럼프(34%)를 눌렀습니다. 자유당 게리 존슨과 녹색당 질 스타인의 지지율은 각각 10%, 5%였습니다.
4명 가운데 한 달 전 조사 때보다 지지율이 오른 후보는 클린턴뿐이었습니다.
클린턴의 비호감도(53%)는 여전히 50%를 넘었지만 지난달 조사(56%) 때보다는 비호감 정도가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트럼프의 비호감도는 61%로 한 달 전(60%)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조사는 WSJ과 NBC뉴스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등록 유권자 800명을 상대로 한 것으로 오차 범위는 ±3.46%입니다.
여론조사 기관 '맥클라치-마리스트'가 1천132명을 상대로 한 조사(8월 1∼3일)에선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이 각각 48%, 33%로 나타났습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15%포인트)는 클린턴이 3%포인트 차이로 우위를 보였던 지난달 조사 때보다 크게 확대됐습니다.
트럼프의 주력 지지층이었던 백인과 남성 지지율에서도 클린턴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럼프로선 전국 단위 지지율의 추락에 더해 대표적인 경합지에서도 뚜렷한 열세를 보여 대권 가도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특히 대선 승부처로 꼽히는 중부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중서부의 제조업 지대)의 민심이 클린턴으로 옮겨 가는 모양새입니다.
'프랭클린 & 마셜 칼리지'가 대표적인 러스트 벨트 펜실베이니아 주 유권자 1천50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7월 29일∼8월 1일)에서 클린턴은 49%의 지지율을 얻어 38%에 그친 트럼프를 11%포인트 차이로 이겼습니다.
4자 대결로 확대하면 클린턴(47%)과 트럼프(34%)의 지지율 격차(13%포인트)는 더 커졌습니다.
비호감도 역시 트럼프(62%)가 클린턴(49%)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역시 러스트 벨트로 묶이는 미시간에서도 디트로이트뉴스와 WDIV-TV의 공동 여론조사(600명 대상) 결과 클린턴(41%)이 트럼프(32%)에 앞섰습니다.
여론조사요원 리처드 크주바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지역인 미시간 서부와 북서부에서 클린턴이 5∼6%포인트 차이로 우세를 보인 결과가 "충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통적인 경합주 뉴햄프셔(WBUR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47%)이 트럼프(32%)를 17%포인트 차이로 눌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경합주로 꼽히는 플로리다의 유권자들도 트럼프(42%)보다는 클린턴(48%)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서포크 대학의 최근 조사(500명 조사)에서 나타났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열린 양당의 전당대회 이후 두 후보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로 클린턴은 강한 상승 동력을 얻은 반면 트럼프는 미군 전사자 부모를 상대로 한 '무슬림 비하' 발언 논란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지지율이 크게 깎인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위기를 나무 탑의 블록을 하나씩 빼는 '젱가(Jenga) 게임'에 비유하며 "떨어져 나간 블록 조각이 많을수록 탑을 바로 세우기 어려운데 '트럼프 젠가 탑'에선 선거자금 모금 부진, 잇단 실수들, 경쟁자들의 광고 공격 등 다양한 조각들이 떨어져 나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상원의원에 도
WP는 뉴햄프셔,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지 2곳에서 "새로 나온 여론조사(상원의원 후보 대결) 결과는 트럼프가 공화당의 상원의원 후보들에게 얼마나 타격을 주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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