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악습 '명예살인'…파키스탄서 예외 없이 처벌한다

【 앵커멘트 】
일부 이슬람 문화권에는 집안의 명예를 지킨다는 미명하에 행해지는 '명예살인'이라는 악습이 남아있습니다.
이 명예살인에 대해 파키스탄 정부가 앞으로 예외 없이 처벌하는 법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안병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이슬람 문화권인 파키스탄에서 SNS 스타로 떠올랐던 20대 여성 찬딜 발로치.

파키스탄이 크리켓 대회에서 우승하면 알몸으로 춤을 추겠다는 등의 파격 발언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5일 자택에서 친오빠에 의해 목이 졸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친오빠는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일이었다며 '명예살인'을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아짐 / 발로치의 친오빠
- "동생이 SNS에 동영상을 올렸기 때문에 죽였습니다. 우리 가족은 동생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파키스탄 현행법상 명예살인은 희생자 가족이 용서하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조항이 있어서 죄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에만 천여 명의 여성이 희생된 명예살인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거센 비난을 받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압둘라 / 시위 참가자
- "명예 살인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명백한 살인 사건으로 다뤄져야 합니다."

결국, 파키스탄 정부는 예외조항을 삭제해 명예살인을 모두 처벌하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법은 다음 달 9일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지만 뿌리깊은 관행으로 이어온 것이어서 근본적인 의식 변화가 더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 obo@mbn.co.kr ]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