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글로벌리즘(globalism)이 아니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즉 아메리카니즘(Americanism)이 우리의 새로운 신조가 될 것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외교·안보 구상을 이같이 정리했다. 국가 안보나 동맹 방어, 자유무역협정(FTA)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을 우선에 두겠다는 것이다. 미 정부의 기존 ’개입주의‘와는 차별화된 ’신(新)고립주의‘ 노선이다.
트럼프는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미 오하이오 주(州) 클리블랜드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한 후보수락 연설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이 같은 구상을 공개했다.
미 정치전문매체가 입수한 후보수락 연설문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에 서명한 것이 바로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는 “나는 우리 노동자를 해치거나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해치는 어떤 무역협정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신 나는 개별 국가들과 개별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아울러 “중국과 그리고 다른 많은 나라와의 끔찍한 무역협정을 완전히 재협상할 것”이라면서 “재협상은 미국을 위해 더 좋은 거래를 끌어내기 위한 나프타 재협상을 포함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협상을 얻지 못하면 협상장을 걸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특히 서방의 집단안보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 공격받아도 무조건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과 더불어 한반도의 평화도 보장할 수 없다는 ‘위험한’ 발언을 했다.
‘1953년부터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대가로 평화가 유지되지 않느냐’는 NYT 기자의 반박성 질문에 트럼프는 “한국에서 평화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북한은 점점 더 미치고 있고, 더 핵무기화되고 있다. 북한은 보일러와 같다”고 받아쳤다.
트럼프는 중동정책에도 대변화를 줄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과 정반대로 “우리의 위대한 동맹 이스라엘과 협력”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힐러리가 그동안 이라크와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에 밀어붙였던 이른바 ’국가 세우기‘와 ’정권 교체‘의 실패한 정책을 포기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의 혼란스런 중동 정세가 모두 클린턴 전 장관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실패 탓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구체적으로 “힐러리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슬람국가‘는 지도상에도 없었다. 또 리비아는 협력적이었고, 이라크는 폭력이 줄어들고 있었다. 이란은 제재로 옥죄인 상태였고 시리아는 통제하에 있었다”면서 “그러나 힐러리의 (국무장관
또 “이란은 핵무기 개발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그동안 집권 시 이란 핵합의를 폐기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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