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 민주 양당이 대선의 주요 정책기조가 될 정강을 속속 확정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18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주(州) 클리블랜드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전당대회 첫날 대선 정강을 공식 채택했고, 민주당 역시 25일부터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시작되는 전당대회에서 정강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양당의 정강 만으로만 보면 일단 공화, 민주 두 정당 모두 대북 강경책을 내세우고 있다. 북핵에 대해서도 양당은 폐기를 압박하며 비타협의 자세를 견지했습니다.
먼저 공화당은 북한을 '김씨 일가의 노예국가'(Kim family's slave state)라고 공식으로 규정하고 체제 변화의 불가피성을 거론했습니다.
공화당은 "우리는 북한 주민의 인권이 제대로 정립되기를 바란다"면서 "우리는 중국 정부가 김씨 일가가 통치하는 노예 국가의 변화가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또 핵 재앙으로부터 모든 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한반도의 긍정적 변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미국은 북한의 핵확산 활동에 대한 완전한 책임 촉구와 더불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의 핵무기 프로그램의 해체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우리는 북한의 어떠한 위협에도 맞설 것을 다짐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민주당은 이달 초 공개한 정강 초안에서 북한을 지구상에서 '가학적 독재자'가 통치하는 가장 억압적 정권이라고 규정한 뒤 "북한이 그동안 몇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고, 지금은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불법적인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선택의 폭을 좁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북한 핵무기 부분과 관련해 민주당이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 압박에 방점을 둔 반면, 공화당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모호한 표현을 삽입해 북한 핵보유 인정 논란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한미동맹 부분과 관련해선 온도 차가 확연히 느껴집니다.
공화당은 "우리는 환태평양의 모든 국가, 그리고 일본과 한국, 호주, 필리핀, 태국 등 조약 동맹을 맺은 국가들과 경제, 군사, 문화적으로 긴밀하게 묶여 있는 태평양의 한 국가"라고 언급해 한국을 동맹으로 적시했습니다.
이는 2012년 정강 당시 환태평양국가들이라고만 적시했던 것에 비해 진일보한 것입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는 북한의 독재자를 칭찬하는 동시에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포기하겠다고 위협하고 역내 핵무기 확산을 독려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접근방식은 앞뒤가 맞지 않을뿐더러 지금의 글로벌 위기를 해결하기는커녕 새로운 위기를 만들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를 비판함과 동시에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힘주어 강조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런 가운데 전체적인 외교·안보 기조는 공화당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근거한 신(新)고립주의 경향을 띤다면 민주당은 동맹과 손잡고 대외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태도를 보여 대조를 보입니다.
통상문제와 관련해서는 각론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총론에서는 양당 모두 보호무역 기조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즉 미국에 이익이 되는 무역협정을 강조하면서 2012년 정강에서 강조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표현을 올해 정강에선 삭제했습니다.
민주당 역시 무역협정 체결에 앞서 철저히 노동·환경기준을 따질 것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TPP에 대해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임을 고려해 소극적 반대 입장만 제시했습니다.
한편, 양당의 대선 정강은 당의 비전과 가치를 담고 집권 후의 정책 추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지만 구속력이 없어 결국 대선 후보의 입장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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