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반중 정서 확산…中드라마 중단, '구단선' 여권 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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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반중정서/사진=연합뉴스 |
베트남에서 국제법정의 남중국해 영유권 판결을 계기로 반중국 감정이 다시 표출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12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데 대해 중국이 강하게 반발한 것이 반중 정서를 자극했습니다.
베트남은 소송을 제기한 필리핀처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베트남 빈투언TV는 지난 주말 중국의 40부작 드라마 '상하이 번드' 방영을 중단했습니다.
베트남 중부 빈투언 성에 있는 이 방송국은 드라마 주인공 황샤오밍 등 중국 연예인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PCA 판결에 항의를 표시하자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빈투언TV는 2014년 5월에도 중국이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중국명 시사<西沙>군도) 일대에서 원유 시추에 나선 데 반발해 중국 영화 방영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지난 17일에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반중 시위를 벌이려던 수십 명이 공안에 의해 연행됐습니다.
일부는 필리핀 대사관 앞에서 '필리핀 고마워요. 당신은 용감한 정부를 가졌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했습니다.
베트남 당국은 중국인에 대한 입국 심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베트남 북부 꽝닌 성의 출입국관리소에서는 '남해구단선'이 인쇄된 여권을 지닌 중국인에게 입국 도장을 찍어주지 않고 별도의 도착 비자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베트남 일간 뚜오이쩨가 전했습니다.
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의 9개 선으로 남중국해 전체 해역의 90%를 차지합니다. PCA는 이 구단선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베트남 당국은 중국이 2012년 이후 일반 여권의 일부 페이지에 구단선을 인쇄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꽝닌 성 인민위원회의 응우옌 쑤언 끼 부위원장은 "여권에 입국 도장을 찍어주지 않고 별도 비자를 발급해 어떤 형태의 구단선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베트남의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트남 남부 휴양지 푸꾸옥의 국제공항에서는 구단선이 인쇄된 여권을 보유한 중국인에게 별도의 입국 신고서를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중부 휴양지 다낭의 국제공항에서는 중국인이 구단선이 그려진 지도는 물론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를 베트남 영토로 표기되지 않은 출판물을 갖고 있으면 압수하고 있습니다.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언론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지난 14일 제11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아셈) 참석차 몽골을 방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만나 "베트남은 국제중재 판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하자 국영 베트남통신(VNA)은 사실과 다르다고 18일 반박 보도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12일 외교부 성명을 통해 밝힌 것처럼 PCA 판결을 환영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노이 시민 응우옌 손 하이(26)는 19일 연합뉴스에 "중국은 판결에 승복해야 하며 남중국해
최근 베트남 언론은 자국에서 중국인이 불법 여행가이드로 활동하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어 남중국해 영유권 사태와 맞물려 반중 정서가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