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대혁명 기념일(바스티유의 날)을 ‘살육의 날’로 만든 니스 테러범이 우려했던대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세력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IS테러 공포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IS는 “니스 해변에서 프랑스대혁명 기념일을 축하하던 군중들을 향해 트럭을 몰고 돌진해 84명을 살해한 범인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31)은 IS의 전사”라고 밝혀 IS가 니스 테러 배후임을 자처했다. IS 선전 매체 아마크통신은 “부렐이 IS와 전투를 벌이는 국가들의 시민을 공격하라는 IS의 명을 받들어 이번 테러를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또다른 선전매체 알바얀라디오는 “부렐이 충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전술을 사용했다”며 “서방국가들이 보안을 아무리 강화하더라도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정보당국도 “범인이 이슬람 극단주의 영향을 받아 범행을 자행했다”고 이날 확인했다. 다만 IS가 테러를 직접 지휘했는지 아니면 부렐이 IS영향을 받아 자발적으로 벌인 범행인지는 여전히 명확치 않다. 당국은 부렐이 니스테러 당시 IS나 테러조직들의 지원을 받았는 지 여부를 밝혀내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니스테러범 부렐은 단기간에 급속도로 급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그의 주변인들을 조사한 결과, 그가 상당히 급속하게 급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카즈뇌브 장관은 “IS에서 특별 훈련을 받거나 대량 살상 무기를 지원받지 않고도 IS메시지에 영감을 받아 테러를 벌이는 개인들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대(對)테러대응이 쉽지 않음을 실토했다. 실제로 자생적으로 발생한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들을 정보당국이 모두 감시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IS 대변인인 모하메드 아드나니는 지난 2014년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폭탄을 터트리거나 총을 쏠 수 없다면 차로 돌진하라”며 추종자들을 선동한 바 있다. 이번 트럭 테러가 그의 메시지에 영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검찰은 니스테러와 관련해 5명의 추가 용의자를 체포했다. 이중 1명은 부렐이 테러를 감행하기 수분 전에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렐과 이혼한 전처도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테러 도구로 쓰인 트럭에서 발견된 부렐의 휴대전화 분석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가족들과 이웃들은 부렐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튀니지 태생 프랑스인으로 이중국적자인 부렐은 지난 2005년 튀니지를 떠나 프랑스로 건너오면서 증세가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렐의 아버지는 프랑스 TV와 인터뷰에서 “신경 손상에 따른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었다”면서 “화를 내고 소리치고 주변에 있는 물건을 죄다 부수곤 했다”고 전했다. 택배기사인 부렐은 결혼 후 전처와 사이에서 3명의 자녀도 뒀지만 3년 전 이혼한 뒤에는 노동자들 밀집지역에서 홀로 궁핍하게 생활해왔다.
소프트타겟을 겨냥한 무차별적인 테러가 확산되면서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을 앞둔 브라질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울 중기만 브라질 국방장관은 “리우올림픽 치안대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니스 테러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니스테러후 반난민 극우세력의 입김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러닝메이트로 하마평에 올랐던
[강다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