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웃돈 것은 탄탄한 소비 덕분으로 풀이된다. 미약한 글로벌 경기회복세탓에 수출이 부진하고 공급측면 구조개혁 정책 등으로 기업투자가 위축됐지만 13억 소비의 힘으로 실물경기를 지탱했다는 진단이다. 중국 GDP 성장의 66%를 차지하는 소비는 지난 6월 전년 동월대비 10.6% 급증, 시장 전망치(9.4%)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의 6월 산업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 시장예상치(5.9%)를 웃돌았다.
여기에 새롭게 바뀐 GDP 산정방식을 2분기부터 처음 적용한 것도 성장률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했다는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이다. 어느정도 통계상의 ‘착시효과’도 있다는 얘기다. 중국 통계국은 기업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 항목으로 GDP에 계상하는 등 새로운 GDP 산정방식을 적용, 2분기 성장률을 산출했다. 중국은 일반적으로 R&D 예산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성장률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와 관련해 중국 통계국은 “GDP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적기 때문에 새 산정방식으로 인한 성장률 제고효과는 1분기 기준 0.04%에 불과하다”고 강조, GDP산정방식 변경에 따른 성장률 뻥튀기 논란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2분기 성장률의 경우, GDP 산정방식을 바꾸지 않았더라면 성장률이 6.6%대에 그쳤을 것이라는게 시장의 관측이다. 이처럼 새로운 GDP산정방식을 처음 적용해 2분기 성장률이 시장전망치를 소폭 상회하기는 했지만 하반기부터 성장둔화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진단이 적지 않다. 연초만 하더라도 중국내 다수 경제학자들은 하반기부터 중국경제가 완만한 상승곡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안팎으로 처한 현실은 하반기 성장률 추락을 예고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투자침체가 가장 심각하다. 중국 정부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통해 올들어 지금까지 역RP(환매조건부채권)거래,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등의 방식으로 3조위안(약 500조원)에 가까운 막대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이 증시와 부동산시장에만 몰리는 머니게임 양상이 연출되면서 생산적인 투자활동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대기업들은 해외에서 인수합병(M&A)에만 열을 올리고 국내투자는 외면하고 있다. 이때문에 2년전만 하더라도 15%대에 달했던 기업 투자증가율이 하반기엔 8%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후난성과 안휘성 등 남부지방의 대규모 홍수피해도 올해 성장률을 갉아먹을 전망이다. 6월말부터 시작된 폭우로 남부지역은 15일까지 직접적 경제손실이 1500억위안(약 26조원)을 넘어서고 피해주민도 60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중국의 대표 공업도시 우한은 산업시설 상당수가 물에 잠겨 완전복구까지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대외환경도 녹록치않다. 중국산 철강제품 등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통상압력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미국이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중국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과 중국간 통상 마찰은 하반기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GDP의 15%를 차지하는 수출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중국의 달러 기준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4.8% 감소세를 기록했다. 4월(-1.8%)과 5월(-4.1%)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폭이 늘었다. 최근 위안화 약세 흐름에도 글로벌 수요감소로 수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하반기 경제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중국 정부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 사령탑 리커창 총리는 경제전문가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상반기 신규 일자리 700만개를 창출하는데 성공했다”며 “2분기에도 안정성장을 유지했고 소비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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