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긴즈버그 대법관에 막말 "정신이 나갔다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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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사진=연합뉴스 |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을 거침없이 비판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서 "긴즈버그는 터무니없는 정치적 발언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며 "정신이 나갔다. 사퇴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미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인 긴즈버그는 지난 10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과 법원이 어떤 곳이 될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2010년 숨진 자신의 남편은 '뉴질랜드에 이민 갈 시기가 왔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긴즈버그는 "(트럼프 당선의 영향이) 국가 전체로서는 4년이 될 수 있지만, 대법원으로서는…생각하기도 싫다"며 큰 우려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대법관이 특정 정치인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정치개입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에 트럼프는 전날 NYT와 전화인터뷰를 하고 "미국 대법관이 정치 캠페인에 개입하는 것은 솔직히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대법원의 명예에 먹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녀가 대법원에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도 그것을 보고 믿을 수가 없었다"고 몰아붙였습니다.
그는 "그런 발언은 도리어 내게 동력을 더 실어줄뿐"이라며 "그녀가 가능한 한 빨리 대법원을 떠나기를 바란다"고 역공했습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긴즈버그의 발언은) 아주 이상했다"며 "편견에 차 있고, 그가 말할 수 있는 분야도 아니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긴즈버그도 물러나지 않고 오히려 '트럼프 때리기' 수위를 높였다고 CNN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전기작가이자 CNN 법률분석가인 존 비스쿠픽은 긴즈버그가 지난 11일 자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사기꾼(faker)"이라고 몰아세우며 그의 약점 중 하나인 '세금 의혹'에 대해 법정에서처럼 조목조목 따져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민주당 등은 트럼프의 세금 회피 의혹을 제기하며 납세내역을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트럼프 측은 국세청의 정기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대선 전 공개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긴즈버그는 "트럼프는 자신에 대해서도 일관성이 없다"며 "그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말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어떻게 트럼프는 세금 의혹을 요리조리 피해갔나? 언론은 트럼프를 너무 살살 다루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긴즈버그는 "트럼프가 언론에 자주 나와 역으로 홍보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는 트럼프보다 가혹하게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트럼프가 대선에 도전했을 때부터 웃기다고 생각했다"며 "그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라고 말을 흐렸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대체로 긴즈버그의 정치적 발언이 도가 지나쳤다고 지적했습니다.
NYT는 13일자 사설에서 "긴즈버그는 정치적인 의견 표출과 모욕적 발언을 그만둘 필요가 있다"며 "긴즈버그 말대로 다른 대법관들은 은퇴한다고 해도 전혀 놀라울 게 없는 나이지만, 대선 과정에 간여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대법원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트럼프에 비판적인 워싱턴포스트도 전날 '긴즈버그의 부적절한 트럼프 발언"이라는
이어 "긴즈버그의 발언은 민주적 시스템 내에서 그가 맡은 역할과 맞지 않기 때문에 그의 솔직함을 칭찬할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