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82세 일왕 ‘생전퇴위’ 표명…왕세자 양위 고려”

일본 현행 헌법 아래서 처음 즉위한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에 퇴위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표명했다고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13일 일제히 보도했다.
NHK는 궁내청 관계자를 인용, 올해 만 82세인 일왕이 ‘살아있는 동안 왕위를 왕세자에게 물려주겠다’는 뜻을 궁내청 관계자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일왕의 이런 의향을 미치코 왕비와 장남 나루히토 왕세자, 차남 아키시노노미야 왕자 등이 받아들였다고 NHK는 소개했다.
일왕은 수년 내 왕위를 물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며, 이 같은 의중을 완곡한 표현으로 내외에 밝히는 방향으로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교도통신은 “적어도 1년 전부터 생전 퇴위 의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왕의 장남인 나루히토 왕세자(56)가 왕위를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아키히토 일왕의 선친인 쇼와 일왕(히로히토, 1926~1989 재위)까지 124대 일왕 중 절반 가까이는 생전에 왕위를 물려줬지만 에도 시대 후기의 고가쿠 일왕(1780∼1817년 재위)을 마지막으로 약 200년간 양위(왕이 생전에 왕위를 물려주는 것)는 없었다.
아키히토 일왕은 쇼와 일왕의 장남으로 1933년 12월 23일 태어난 11세에 일본의 패전을 눈으로 지켜본 뒤 전후 부흥기에 청춘시절을 보냈다. 25세 때인 1959년 미치코 왕비와 결혼해 세 자녀를 낳았고, 1989년 쇼와 일왕이 사망한 뒤 즉위했다.
[디지털뉴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