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에 시달리던 영국 명품업체 버버리가 업계 베테랑으로 명성 높은 마르코 고베티(57)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다. 그는 현재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패션그룹 산하 브랜드인 셀린느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버리가 고베티 회장을 영입하고, 크리스토퍼 베일리 현직 CEO에게는 사장 겸 크리에이티브 총괄 역할을 맡길 것이라 보도했다. 고베티 회장은 내년중 버버리 CEO 자리에 오른다.
고베티 회장은 지방시(Givenchy)·모스키노 등의 패션업체를 거치며 업계 경력이 20여년에 달하는 인물이다. 다만 그가 9년째 경영을 맡아 성공신화를 쓴 셀린느가 매출기준 버버리의 1/4 규모에 그치는 작은 기업인 점 등은 불안요소로 꼽힌다.
버버리가 깜짝인사를 결정한 배경은 극심한 실적부진이다. 버버리의 2015~2016 회계연도 연간 순이익은 3억950만달러(3554억원)로 전년도 3억3630억달러(3862억원) 대비 7.8% 줄었으며, 지난 1년간 주가는 35% 하락했다. 버버리의 주요 시장인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된데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정부가 고강도 부패척결작업에 나서며 명품 시장이 크게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버버리는 2019년까지 해마다 1억달러(1148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라고 지난 5월 발표했으며, 베일리 CEO의 지난해 연봉은 전년 대비 75% 삭감됐다.
존 피스 버버리 회장은 디자이너 출신인 베일리 CEO가 마케팅과 전략
이날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된 버버리의 주가는 CEO 교체 소식이 전해진 후 한때 7% 이상 급등했다가 소폭 하락하며 4.2% 상승 후 마감됐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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