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의 복원공사 과정에서 120년 전 공사관의 활동상을 담은 ’타임캡슐‘이 발견됐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복원 중인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 안에서 19세기 말∼20세기 초 공사관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다수의 자료가 발굴됐다고 밝혔다.
공사관 건물 2층 벽난로 해체 과정 중 발견된 자료는 엽서와 명함. 전시회 및 결혼식 초청장, 크리스마스·신년 카드, 성경학교 초대장 등 총 15점이다. 자료 중에서는 을사늑약(1905년)으로 일제에 외교권을 강탈당해 공사관의 모든 공식 활동이 정지된 시점인 1906년 당시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딸이 공사관에 보낸 결혼식 초청장이 발굴돼 외교사적 의미에도 관심이 쏠린다. 앨리스 루스벨트는 1905년 9월 경운궁(현 덕수궁)을 방문해 고종 황제를 직접 알현하는 등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친 바 있다. 이 자료는 유통 시기와 초청주체, 수신 및 발신 주소 등이 모두 확인돼, 당시 공사
재단은 지난 4월 이들 자료를 발굴해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옮겨, 보존 처리 중이다.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은 2015년 10월부터 복원공사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 박물관의 모습으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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