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지기이자 옥스퍼드 동문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을 지지하며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은 ‘차기 총리 0순위’로 꼽히는 존슨을 비난하며 총리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9시간만에 존슨은 총리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존슨은 옥스퍼드 2년 절친 후배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를 등지고 브렉시트를 이끌어냈지만 친구인 고브가 쳐놓은 배신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심지어 ‘배신을 당한 배신자’라는 오명까지 얻게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존슨은 영국 총리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셰익스피어 비극 ‘줄리어스 시저’의 브루투스 대사를 언급했다. 그는 “역사의 파도에 맞서 싸울 때가 아니라 밀려오는 파도를 타고 운명을 항해할 때”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브루투스는 친구인 시저가 황제가 되려는 야심을 품은데 분노해 시저를 살해했다. 존슨의 비유섞인 발언은 고브를 겨냥한 것이었다. 고브는 “존슨이 총리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비판한 뒤 총리 경선 참여를 먼저 선언해버렸다. 고브가 존슨 지지를 약속했고 총리를 할 생각이 없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어 존슨의 총리 러닝메이트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다는 점에서 의외였다. 그런데 당내에서 ‘보리스만 아니면 누구도 상관없다’는 기류가 거세지자 가장 먼저 존슨을 버린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한계점에 다가서던 존슨에게 고브가 벼락같은 결정타를 날렸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고브가 오래전부터 총리 출마를 준비했을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고브 장관이 오랜 정치적 동지인 캐머런 총리와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에게 등을 돌리고 브렉시트 찬성에 나설 때부터 이러한 권모술수의 냄새가 풍겼다”고 설명했다.
이번 배신 막장극으로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이 최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존슨 전 시장과 함께 유력 총리 후보 ‘2강’으로 꼽히던 메이 장관은 존슨이 물러나자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존슨 전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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