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발 경기침체를 막기위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또 한차례 돈풀기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TV에 출연, “지난 5월 브렉시트 위험 시나리오로 제시했던 ‘큰 폭의 경기둔화’가 이제 기본 경기전망이 돼 버렸다”며 “올 여름에 특단의 통화완화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혀, 조만간 경기부양 바주카포를 쏠 것임을 기정사실화했다. 시장에서는 카니 총재가 밝힌 ‘특단의 통화정책’에 대해 0.25%포인트 정도의 금리인하 결정과 함께 2012년 7월에 종료했던 양적완화(QE) 조치의 재시행을 시사한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영국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0.5% 수준으로 카니 총재가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까지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로금리까지 내렸다가는 금융기관들의 예대마진이 급격히 줄어들어 수익성이 쪼그라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지는 “금리 인하폭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더 강력한 QE조치 등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카니 총재의 통화완화 추가조치 발언으로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일 대비 2.27% 급등, 브렉시트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물론 1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다른 유럽 증시도 1% 안팎의 반등세를 이어갔다. 반면 금리인하 전망속에 파운드화는 1% 이상 하락하는 등 폭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란은행 발표 후 곧바로 ECB도 QE 매입채권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줄을 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ECB가 매입대상 채권 기준을 낮춰 사들일 수 있는 채권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며 “이탈리아 등 국가채무비중이 높은 국가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했다. ECB는 현재 QE조치를 통해 월 800억 유로(101조원)어치의 국채와
블룸버그통신은 “한동안 디플레이션 등 국내 문제에 집중했던 중앙은행들이 다시 외생변수에 대응하는 정책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한동안 통화팽창을 자제했던 일본·중국 등의 중앙은행도 조만간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