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탐사선 주노, 궤도 진입 앞둬…나사 "긴장 흥분"
↑ 목성 탐사선 주노/사진=연합뉴스 |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목성 탐사선의 목성 궤도 진입을 앞두고 긴장과 흥분에 휩싸였습니다.
NASA가 '주노'라는 이름을 붙여 지난 2011년 8월 쏘아 올린 목성(주피터) 탐사선이 지난 24일 목성의 전자기장권에 진입한 데 이어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4일 저녁(이하 태평양표준시. 한국시각 5일 오후) 목성 궤도 진입을 시도합니다.
궤도 진입에 실패하면, 주노는 태양 쪽으로 튕겨 나가 영영 '주피터'를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한 죽느냐 사느냐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주노가 목성의 중력에 끌려들어 가 그 궤도에 포착될 수 있도록 주노의 속력을 줄여주는 엔진이 제대로 점화, 작동하느냐 여부입니다.
4일 저녁 8시 18분, 엔진이 점화돼 35분 후 3초간의 '삑'하는 신호음이 지구의 NASA에 들어오면 엔진 분사가 끝나고 주노가 목성 궤도에 안착했다는 뜻이 됩니다.
주노엔 광학 카메라도 실려 있지만, 고난도의 궤도 진입을 앞두고 꺼지게 돼 있기 때문에 그 역사적인 만남이란 의미에 비해선 다소 싱거운 장면만 남게 됩니다.
엔진 분사가 끝나고 약 23분부터는 주노가 다시 전자신호를 보내게 되고 이를 통해 NASA는 주노의 목성 궤도 궤적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점화 시각이나 신호음이 들리는 순간은 모두 지구 시각입니다. 직선거리로 8억6천400만 km 떨어진 목성 현장에선 실제론 그보다 48분 전에 일어난 일들입니다. 주노가 지구에서 발사된 뒤 목성에 도착하는 데까지 비행한 거리는 총 28억km에 이릅니다.
목성 궤도에 진입한 주노는 바로 작업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우선 한 번에 53.5일 걸리는 큰 타원형 궤도를 두 번 돈 후 다시 엔진을 22분간 분사해 14일 주기의 작은 궤도에 들어가 본격적인 과학 탐사를 시작합니다. 10월 19일부터입니다.
주노가 목성을 두텁게 감싸고 있는 구름층에 최고 5천km까지 접근해 찾아내려는 비밀은 목성에도 금속성 액체 수소의 바다 아래 지구처럼 딱딱한 고체 핵이 있는지, 대기 속에 수분 함량이 얼마인지, 탄소와 질소, 암모니아의 양은 얼마인지 등입니다.
목성은 46억 년 전 태양계 초기의 가스들을 빨아들여 엄청난 중력 속에 가둬 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목성의 비밀을 푸는 것은 지구 생명의 기원을 찾는 것이기도 합니다.
목성의 북극과 남극을 잇는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주노는 지구 극광의 1천 배에 이르는 목성의 극광을 탐사할 기회도 지구의 과학자들에게 제공합니다.
과학자들은 주노가 목성의 남·북극 상공을 직각으로 낢으로써 그동안 직접 관찰하지 못했던 양극에 관한 정보도 풍부히 전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노는 이 탐사 과정에서 목성의 강력한 방사선에 '튀겨지지' 않도록 200kg 무게의 티타늄 덮개를 썼을 뿐 아니라, 최대한 방사선이 약한 경로를 따라 궤도를 돌면서 가까이 접근했다가 다시 멀어지는 방식으로 탐사합니다. 선회 주기 14일간의 대부분은 방사선 벨트 바깥쪽에 있게 됩니다.
주노는 이렇게 20개월간 탐사 선회를 한 후 2018년 초 마지막 비행을 하게됩니다. 목성의 구름을 뚫고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안으로 다이빙해 들어가며 최후 순간까지 목성 구름 속 정보를 지구인들에게 보내주게 되는 것입니다.
NASA가 주노를 이렇게 희생시키는 것은 혹시라도 주노가 목성 위성 중 가장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큰 '유로파'를 오염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주노가 지구에서 발사될 때 무단편승한 지구의 미생물이 가혹한 우주환경에도 살아남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NASA는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관심과 호기심을 끌기 위해 로마신화의 주피터, 주노와 지동설을 주장한 이탈리아 천문학자이자 수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레고 인형을 주노에 태워 보냈습니다. 또 주노에 장착한 카메라로 목성의 어디를 찍을지 세계 천문애호가들의 의견을
이를 위해 NASA는 별도 웹사이트도 만들어놓았습니다. 특히 주노가 주피터의 현관문을 두드리는 순간, 목성의 대기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포착할 수 있도록 전문기관은 물론 천체망원경을 가진 세계 모든 아마추어 천문애호가들이 목성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