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상은 죽여도 좋다" "강력범은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
필리핀 대선에서 막말에 가까운 발언으로 유명세를 치른 두테르테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취임식에선 어떤 말을 했을까요?
안병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 인터뷰 : 로드리고 두테르테 / 필리핀 대통령 (지난달 27일)
- "내가 말했듯이 (범죄로) 아이들을 망치면 내가 죽일 것입니다. 내 나라를 망쳐도 내가 죽일 것입니다."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두테르테가 어제 (30일) 제16대 필리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습니다.
대선때와 비교해 어휘 선택은 훨씬 완곡해졌습니다.
▶ 인터뷰 : 로드리고 두테르테 / 필리핀 대통령
- "저는 부패가 얼마나 나라의 재정을 갉아먹는지, 마약이 얼마나 개인과 가족을 망치는지를 봐왔습니다."
두테르테는 대선에 승리하고 난 뒤 마약상은 죽여도 좋다면서 군과 경찰에 포상금까지 약속했습니다.
그 결과 60명이 넘는 마약 관련 용의자가 재판도 받지 않고 사살됐고, 겁먹은 마약범들은 줄줄이 자수하기도 했습니다.
만연한 범죄에 염증을 느낀 국민의 지지는 엄청나지만, 한편으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윌노르 파파 / '앰네스티' 필리핀 지부 활동가
- "우리는 범죄 용의자나 마약 복용 의심자를 가차없이 죽이는 최근의 상황이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두테르테는 비판여론을 의식해 합법적인 수단으로 범죄와 부패를 단속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제 부활을 추진하겠다며 범죄와의 전쟁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 obo@mbn.co.kr ]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