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속 대책, EU·英 첫 대좌…신경전 여전해
↑ 브렉시트 후속 대책/AP=연합뉴스 |
유럽연합(EU)은 28일 오후 (현지시각) 브뤼셀에서 EU 정상회담을 열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따른 후속대책 논의에 착수했습니다.
지난주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결정한 뒤 EU 지도자들과 28개 회원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부터 EU 지도자 및 27개 회원국과 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은 브렉시트 후속 협상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EU 지도자들은 영국 정부가 EU에 조속히 탈퇴를 공식 통보할 것을 촉구하면서 통보가 없으면 협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에 영국 측은 '건설적인 이혼'을 강조하면서 오는 10월 이후 탈퇴협상을 시작하거나 사전협상을 거친 뒤 그 결과를 보고 공식으로 탈퇴를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대치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EU와 영국 간 탈퇴협상 착수 시기를 결정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유럽은 오늘이라도 이혼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우리는 영국으로부터 공식 탈퇴 통보 없이는 이혼 절차나 우리의 미래 관계에 대한 어떤 협상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영국 정부가 가능한 한 빨리 입장을 명확히 하기를 촉구한다.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더는 머물러 있을 수 없다"면서 영국 정부의 공식적인 EU 탈퇴 통보 이전에 비밀 협상이나 사전협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연방 의회 연설에서 향후 영국과 벌일 탈퇴 협상과 관련해 "이기적 행동(Rosinenpickerei)"을 배제하겠다며 영국만을 위한 예외적 특권을 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EU 탈퇴 진영을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전날 EU 단일시장 접근도 유지하고 영국민의 거주 이전과 노동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새로운 영국-EU 관계를 만들겠다고 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입니다.
메르켈 총리는 "가족에서 탈퇴하기를 원하는 누구라도 특권만 누리고 의무는 하지 않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브뤼셀에 도착한 뒤 "영국이 EU를 탈퇴하기 위한 절차는 가능한 한 빨리 시작돼야 한다"면서 "유럽은 영국의 EU 탈퇴 투표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영국 정부는 EU와의 '건설적인 이혼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캐머런 총리는 "우리는 EU를 떠나지만, 유럽에 등을 돌리지는 말아야 한다. 유럽 국가들은 우리의 이웃이자 친구이고, 동맹국이자 파트너"라면서 "영국은 통상과 상호협력, 안보 문제에서 유럽 국가들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는 물론 유럽 국가들에게도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EU 정상들과의 만찬 회동에서 국민투표 이후 영국 상황에 관해 설명한 뒤 곧바로 귀국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또 EU 지도자들은 오는 9월 캐머런 영국 총리를 제외한 가운데 차기 EU 의장국인 슬로바키아에서 특별회담을 갖고 '영국 없는 EU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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