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3일 만인 26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치러지는 총선에서 반(反) 긴축을 주장하며 사실상 반 유럽연합(EU) 정서를 부추기고 있는 극좌파 정당 포데모스가 주요 정당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성격의 선거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눈이 스페인에 쏠렸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포데모스당 대표는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함께 발전된 민주주의와 사회적 보호에 입각한 EU의 변신을 촉구했다.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영국의 EU 탈퇴는)유럽의 미래에 나쁜 뉴스다. 우리는 영국인들의 결정이 매우 걱정스럽다”면서 “인권과 사회적인 권리에 입각해 새로운 유럽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총선에서도 경제위기와 각종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기존 정치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포데모스당에 표를 몰아주면서 사회당 등 기존의 유서 깊은 정당들을 제치고 제1야당으로 급부상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재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포데모스가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포데모스가 좌파연합(IU)과 손잡고 의회에서 86석을 차지해 제2당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럴 경우 포데모스가 차기 내각 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재총선에서도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정당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도 우파로 원내 제1당인 국민당(PP)이 약 120석을 차지하며 1위를 차지하고, 가장 유력한 연정 파트너로 점쳐지는 시우다다노스당이 약 40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두 당의 의석을 합쳐도 과반인 176석에는 못 미치기 때문에 내각 구성이 또 한 번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총선 이후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대행이 국가 수장 역할을 맡아 왔지만 연정 구성에 실패해 사실상 무정부 상태나 다름 없었다.
호세 M 아레일자(Jose M. Areilza) 에사데(Esade)비즈시스스쿨 교수는 “브렉시트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포퓰리즘이 유럽에서 확산되는 시나리오로 볼 수 있다”면서 “누가 차기 총리가 되더라도 EU가 스페인에
결과가 어느 쪽으로 나오더라도 스페인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페인은 19개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 가운데 재정적자 규모가 두번째로 크고 실업률도 20%에 달하기 때문이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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