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쫓는 TV·손빨래 세탁기…해외 현지 '취향저격' 韓가전
↑ 모기 가전/사진=연합뉴스 |
LG전자는 최근 인도에 '모기 쫓는 TV'(Mosquito Away TV)를 출시했습니다.
모기가 싫어하는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를 쫓아내는 TV입니다.
현지에서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 등 질병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습니다.
곧 필리핀과 스리랑카 등 동남아 국가에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국내 가전업계가 각 지역 특성에 맞춘 제품을 잇달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의식주와 밀접한 제품인 만큼 현지 생활 습관과 문화, 환경을 철저하게 연구, 반영한 것입니다.
주로 인구가 많고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개발도상국을 겨냥한 이들 제품은 현지에서 '대박'을 쳤습니다.
◇ 같은 TV가 아니다…인도선 '크리켓모드', 중남미선 '사커모드'
같은 브랜드를 단 제품이더라도 각국마다 기능이 다릅니다.
1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라별로 현지인의 특성을 반영, 특별한 기능을 추가한 TV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중남미 시장에서는 '사커 모드'가, 캐나다에서는 '아이스하키 모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럭비 모드', 인도에서는 '크리켓 모드' 기능을 넣었습니다.
나라별로 좋아하는 스포츠에 맞게 경기장 색감을 살려주고 관중석 반응을 멀티 서라운드 음향으로 전달합니다.
LG전자는 지난해 중국에서 배(Ship)가 번영과 평안, 순조로움을 상징한다는 점에 착안해 배를 연상시키는 스탠드 디자인을 적용한 '꽌윈 Ⅲ TV'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불안정한 전력 사정을 고려, 정전이 되더라도 최장 90분간 시청할 수 있는 '배터리 TV 플러스'를 선보였습니다.
삼성전자 세탁기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판매 실적을 경신하는 효자 제품 '액티브워시'는 원래 인도를 겨냥해 출시된 제품이었습니다.
액티브워시는 지난해 2월 출시된 이후 1년 2개월 만에 전세계에서 200만대가 팔렸습니다. 20초당 1대씩 팔린 셈입니다.
삼성전자는 세탁기에 옷을 넣기 전 애벌빨래를 하는 인도 주부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전자동 세탁기 상단에 직접 손빨래를 하는 빨래판을 부착한 이 제품은 현지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고 이후 대용량으로 세계시장에 다시 나왔습니다.
삼성·LG에 비해 작은 규모의 동부대우전자는 지역특화 제품으로 현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동부대우전자는 중동에서 '이슬라믹 린스' 기능을 추가한 세탁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얇고 부드러운 히잡이 망가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세탁해줄 뿐만 아니라 코란에 나오는 히잡 세탁법 규율을 그대로 적용한 제품입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현지 전통의상 '바틱'을 쉽게 세탁할 수 있는 '바틱케어 세탁기'와 전통음식 '아얌고랭'을 버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아얌고랭 오븐'을 출시했습니다.
◇ 현지밀착 개발·연구…세계시장 '대박'으로 이어지기도
주로 인구가 풍부하고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시장을 겨냥한 현지밀착형 제품은 전세계 경기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삼성 액티브워시처럼 지역특화 제품이 전세계 시장에서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들 제품은 세계 각국의 주재원과 영업사원이 발로 뛰어 얻어낸 결과물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에 파견된 직원들이 현지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해 본사에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본사는 이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고 역제안하는 등의 과정을 수차례 거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지역별로 현지 주요 거래처와 미디어를 초청, 마케팅 행사를 열어 제품을 홍보하고 아이디어도 얻습니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영국, 인도 등 7개국에 '라이프스타일 연구소'(LRL)를 두고 각국의 생활문화와 환경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 한국 가전업체는 특히
업계 관계자는 "의식주 전반에 걸쳐 가전제품이 사용되는 만큼 이용자의 습관과 취향, 선호도에 대한 연구는 필수"라며 "이를 더욱 세분화해 개발한 맞춤형 제품은 앞으로 더욱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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