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완전 이행을 서둘러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한국의 법률시장 개방 등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열풍이 거센 가운데 미국 정부의 통상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리퍼트 대사는 1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미 경제·무역 관계와 향후 협력 및 발전 방안’ 조찬 강연에 참석해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기업규제들은 모두가 추구하는 자유무역환경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퍼트 대사는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해가며 한국의 기업규제 완화와 법률시장 개방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그는 “법률서비스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고 한국 변호사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소비자의 선택도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리퍼트 대사의 법률시장 개방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외국로펌 지분·의결권을 제한하고 수행가능한 법률사무의 범위를 제한한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강연에선 다른때보다 훨씬 강경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리퍼트 대사는 ‘공정하고 투명하며 예측가능한’ 규제환경을 강조하며 한국의 규제시스템이 미흡한 세가지 측면을 언급했다. ▲한국에만 있는 규제가 너무 많으며 ▲규제 마련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관계자에 대한 협의가 부족하고 ▲해석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러퍼트 대사는 “자동차 좌석 너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거나 클라우드 컴퓨팅에 있어 별도 서버를 마련하라는 규제를 두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한국에만 유독 존재하는 규제들로 인해 미국기업뿐 아니라 해외에서 경쟁하는 한국기업들도 두 개의 규제언어를 사용하느라 비효율성이 발생한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 포괄적 동반자협정(RCEP)을 겨냥하며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에 대한 경제규칙을 수립하지 못한다면 중국과 같은 나라가 대신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이 규칙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TPP에 대한 한국의 관심표명을 환영하며 한국은 이미 TPP에 가입한 12개 국가 중 10개의 국가와 FTA를 맺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TPP가입은 자동이 아니다”며 “한국은 무역·노동·환경 분야에서 (규제개혁에 대한)새로운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리퍼트 대사가 ‘이례적이고 강력한’ 규제개혁 요구는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의 방한을 이틀 앞둔 시점이어서 미묘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선 국면에 접어든 미국이 내부 정치용으로 한국에 대한 통상 압박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트럼프뿐만 아니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FTA에 대한 내부
[장원주 기자 / 정의현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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