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하는 날에는 학교 가지 못하는 우간다 소녀들, 이렇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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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자, 이렇게 천을 오려서 이 부분에 박음질을 하면 돼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약 30㎞ 떨어진 와키소주의 카바비 불론도 초등학교에서는 10대 소녀 110여명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들의 설명을 들으며 바느질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소녀들은 전등이 없어 대낮에도 컴컴한 교실에서 천을 자르고 실로 꿰맸다. 이들이 만들고 있던 것은 바로 면 생리대.
우간다 소녀들은 대부분 생리를 시작해도 한 개에 1달러나 하는 생리대를 살 형편이 안된다. 이들은 엄마가 가르쳐준 대로 집에 있는 헌옷을 이용해 생리대를 대신하는데 흡수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몸에도 꼭 맞지 않습니다. 생리하는 날 학교에 갔다가 피가 옷에 묻어 나와 남자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 학교 교사 난수부가 하리엣은 "놀림을 당한 소녀들이 수치심을 느껴 학교에 왔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가거나, 생리하는 날이면 아예 학교에 오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녀들의 결석률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우간다 보건부에 따르면 생리를 시작한 취학 아동 61.7%가 생리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437명 중 211명이 여학생인 카바비 불론도 초등학교만 봐도 생리로 인한 결석일수는 1인당 평균 12일에 이른다. 우간다에서는 정규 취학 나이보다 늦게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많아 한창 2차 성징이 나타나는 14∼16살 초등학생도 많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된 KOICA 봉사단원들은 현지어로 아름다운 소녀라는 뜻의 '아바룬지(ABALUNGI)' 협력 활동을 기획했습니다.
우간다에서도 교육 환경이 열악한 학교들을 찾아다니며 면 생리대 만들기 교육 사업을 제안했고, 한국에서 천과 가위, 실, 바늘 따위를 공수해 왔습니다.
이날 소녀들은 직접 만든 면 생리대를 손에 쥐고는 입가에서 미소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곰돌이나 꽃무늬가 알록달록 그려진 생리대가 마음에 쏙 드는 지 만지작거리며 손에서 떼지 않았습니다.
나타비 잘리아(14)는 "생리대가 생겨서 정말 행복하다"며 "엄마와 다른 여자친구들에게도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KOICA 봉사단원들은 집에서도 헌옷이나 손수건 등을 활용해 면 생리대를 만들 수 있도록 방법을 가르쳐줬다. 면 생리대는 빨아서 여러차례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KOICA 봉사단원들은 이날 면 생리대 제작 교육 외에도 양치 및 손 씻기 교육, 영화 상영, 체육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신문사와 방송사 등 현지 언
최상규 KOICA 봉사단원은 "올해 하반기 2차, 3차 아바룬지 행사를 열어 면 생리대 제작 교육은 물론 성교육, 성폭력 예방 교육, 가족 초청 아바룬지 체육 대회 등을 열 것"이라며 "이 같은 활동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