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 각국 회사들에 의해 세금이 낮은 나라로 흘러들어간 돈이 2210억달러(25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등 세금이 낮은 국가에 이같은 금액의 돈이 흘러들어갔다. 이중 720억달러(83조원)는 대표적인 조세 회피처로 꼽히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케이먼 군도로 향했다고 UNCTAD는 설명했다. 최근 각국 유명인사들의 조세회피를 다룬 일명 ‘파나마 페이퍼스’가 나온 가운데 국제사회의 검은 돈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보고서가 나와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UNCTAD에 따르면 조세 회피 예방을 위한 유럽연합(EU)의 새로운 법규가 적용된 작년 4분기부터 룩셈부르크와 네덜란드에서 수십억 달러의 돈이 빠져나갔다. 버진 아일랜드와 케이먼 군도로 유입된 자금 액수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금의 주요 출처는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UNCTAD는 설명했다.
영국 조사기관에 따르면 조세회피처를 넘나드는 불법 자본흐름으로 개발도상국이 한해 잃는 수익은 1조달러(1134조원)에 달한다. 그만큼 조세수입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영국 시민단체인 액션에이드가 2013년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개도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의 절반이 조세회피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조세회피로 인한 세수결손은 정부의 예산집행
유엔아프리카경제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프리카 나라들이 다국적기업과 극소수 부자들의 조세회피나 불법 금융거래로 잃는 손실액이 한해 300억~600억달러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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