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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2030’ 발표하는 사우디 부왕세자 |
사우디 국영석유사 아람코 수장이자 왕위 계승서열 2위로 ‘실세 왕자’로 불리는 모하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부왕세자는 이날 경제개혁안을 발표한 뒤 아랍 방송 ‘알 아라비야’에 출연해 “우리는 석유에 중독됐다”며 “사우디가 2020년에는 석유가 없어도 살 수 있어야한다. 그때까지 석유가 없더라도 사우디 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는 담대한 포부를 밝혔다. 비전2030은 석유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경제 체질을 바꾸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달성할 목표를 84페이지에 걸쳐 담았다. 핵심은 그동안 사우디 경제가 국영기업 위주로 굴러갔는데 앞으로는 민간부문을 대거 확대해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확 높이는 것이다. 이를위해 국영기업 민영화를 대대적으로 진행한다. 내년초 세계최대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지분 5%미만을 매각하는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한편 헬스케어,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영기업 민영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민간 섹터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40%에서 6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포스트오일시대를 맞아 원유 의존도를 확 끌어내리기 위해 사우디는 비(非) 원유부문에서 얻는 세입을 1630억리얄(50조원)에서 1조리얄(305조원)로 확 키울 방침이다. 이와관련 아람코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 2~3조달러를 국부펀드인 국영 공공투자펀드(PIF)에 투입, 비원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단순히 세계최대 원유수출국 지위에서 벗어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자임하면서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리겠다는 이야기다. 살만 부왕세자는 “PIF가 지난해 300억리얄(9조2000억원)의 투자수익을 거뒀다”며 “아람코 지분매각 대금 등을 투입해 장기적으로 현재 6000억리얄 규모의 PIF를 7조리얄(2150조원)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민간 경제를 활성화시켜 실업률도 11.6%에서 2030년까지 7%까지 확 떨어뜨리고 여성들의 경제활동참여 비중도 22%에서 30%로 높이겠다는 목표 도 제시했다. 중소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서 35%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이슬람 관광 개발, 물류허브 조성 등을 통해 25세 이하 청년 절반이 이와 관련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이처럼 야심찬 경제개혁안을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목표를 너무 과도하게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특히 80년전 사우디에서 처음으로 석유가 발견된 이래 모든 경제·사회적 시스템이 석유수출 위주로 구축된 상황에서 목표 시점까지 쉽사리 석유중독을 끊을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또 단기간에 민간부문 활성화에 집중하면서 공공부문이 확 줄어들면 오히려
[장원주 기자 /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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