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드러나지 않은 연금성 정부부채 탓에 세계 경제가 다시 휘청일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가 나왔다. 주요 선진국들의 방만한 복지정책 탓에 실제보다 3배 이상 많은 연금발(發) 부채 부담이 글로벌 경제에 시한폭탄으로 대두되고 있다.
17일 씨티그룹은 ‘다가오는 연금 위기’라는 보고서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20개 선진국의 정부 부채는 44조 달러이지만 공공 연금과 다른 은퇴 관련 부채를 포함하면 122조 달러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씨티그룹은 사회 보장과 공공 연금을 조합해 정부의 연금 부채를 측정했다.
찰스 밀라드 씨티그룹 연금사업부문 대표는 “연금 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이라며 “조사 대상이 된 나라의 평균 부채 부담은 국내총생산(GDP)의 19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 비율이 100%를 넘어서면 ‘위기 신호’라고 판단하고 있다.
20개 국가 중 호주의 연금 부담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의 GDP 대비 연금 부채 부담은 50%가 채 안됐다. 반면 폴란드의 경우 350% 이상으로 조사돼 20개국 가운데 연금 부채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그룹은 “이같은 연금 부채는 당장 갚아야 할 비용은 아니지만 크기가 풍선처럼 부풀기 때문에 정부 예산 운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보고서를 인용 “미국 연금의 펀딩 갭도 심각한 국면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펀딩 갭이란 연금 지급액과 펀드 수입액의 차이를 의미한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연금 부채규모 추이를 살펴보면 펀드 자산과 지급액간 괴리가 장기간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올해는 두 수치의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과중한 연금 부채의 해결방안으로 네덜란드에서 시행하고 있는 ‘집단 확정기여 제도(Collective Defined Contribution syste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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