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후원자들의 결집을 촉구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미니 수퍼 화요일’ 경선을 앞둔 지난 11일 텍사스에서 열린 비공개 민주당 후원자 간담회에 참석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선거운동이 종착점에 가까워지고 있으니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지지를 결집해 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비록 비공식적인 모임이지만 경선 내내 중립을 지켜온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편에 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지인 동시에 8년전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 당시 후보를 위해 힘써준 힐러리에 대한 보답 차원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큰 트럼프에게 본선에서 기회를 주지 않으려면 힐러리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뭉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힐러리가 신뢰가 부족하다는 이미지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도 밝혔다.
그동안 힐러리 신뢰에 상처를 준 이메일 논란과 관련해 백악관 감사 결과에 따라 수사가 시작되고, 연방경찰국(FBI)이 힐러리에 대한 조사를 강행하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이 힐러리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이번 힐러리 지지 촉구로 이같은 오해가 불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의 정권 연장을 위해 가장 적극적인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케어와 총기규제 강화, 이민개혁, 이란 핵합의 같은 오바마 대통령 업적이 계승되려면 힐러리가 대권을 잡는 것이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온 정책 성과에 대해 대부분 반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5일 의회 연설에서도 “유세장에서 천박하고 분열적인 언사가 쏟아지고 있는데 이는 미국 위신과 관련한 문제”라며 트럼프 비판에 가세했다.
한편 대선 레이스 중단을 선언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테드 크루즈를 지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루비오 의원의 크루즈 지지가 본격화하면 루비오 의원 지지층 투표가 크루즈에게 집중되면서 트럼프의 대의원 과반 확보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의원은 이날 지역구 주민들과의 전화회의에서 “테드 크루즈가 경선에 남은 유일한 보수”라
루비오 의원은 또 “누군가의 부통령이 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진영에서 ‘러닝 메이트’가 돼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한 답변으로 트럼프를 지지할 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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