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굳이 차량을 소유하지 않아도 개인택시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미국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제너럴모터스(GM)와 차량공유회사인 리프트가 손잡고 공짜로 차량을 빌려줘 택시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GM과 리프트는 15일(현지시간) 차량을 소유하지 않은 리프트 운전기사들에게 한번 빌릴 때마다 최소 1주일에서 8주일까지 GM 차량을 무상 임대할 수 있는 ‘익스프레스 드라이브’ 서비스를 발표했다. 리프트의 차량 공유는 우버와 같이 개인차량을 소유한 사람들이 앱을 통해 손님을 연결시켜주는 택시서비스다.
현재는 개인기사들이 감당하는 보험료·유지비도 모두 면제된다. 대신 운전자들은 일주일에 최소 65명의 손님을 태워야 한다. 손님 수를 채우지 못하면 일주일에 약 99달러의 차량 임대료를 내야 한다.
리프트 관계자는 “시카고 등 4개 도시에서 적정 운행 차량이 없어 리프트 기사를 할 수 없는 운전자만 15만명에 이른다”며 “리프트가 손님들이 차량이 필요없는 시대를 연데 이어 운전자도 차량이 필요없는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서비스 운행비용은 최근 GM이 리프트에 투자키로 한 10억(1조2000억원) 달러에서 감당될 것으로 보인다.
GM은 향후 차량 판매가 정체될 미래에 대비해 리프트·우버와 같은 대형 차량 공유업체를 타깃으로 한 차량 렌트업을 준비중이다. GM은 최근 무인차 기술 스타트업 ‘크루즈’를 10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무인차 기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프트에 거액을 투자해 손잡은 것도 향후 무인차의 가장 큰 판매처로 우버·리프트 같은 차량 공유업체가 부상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해당 서비스는 시카고 지역서 첫 도입한 후 연매 워싱턴DC, 보스톤, 볼티모어 등 미국 전역으로 확산시켜갈 예정이다. GM 관계자는 “차량 무상 임대 프로그램은 앞으로 무인차 시대가 올 때를 대비해 차량을 판매에서 임대 체재로 전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량 임대료와 유지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언제 어디서나 빌려탈 수 있는 시장 기반을 만들면 무인차 대중화도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라는 게 GM측 계산이다.
같은날 GM·리프트·구글·애플 등 무인차 개발 업체들은 미 상원 상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현재 각 주정부별로 제각각인 무인차 관련 법률
GM관계자는 “무인차 대중화로 교통체계가 크게 바뀌면서 개인차량이 줄어 도로신설·유지비와 교통사고에 따른 비용 등 정부투자가 줄 것”이라며 “정부가 무인차 활성화에 나서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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