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금리는 더 낮추고 양적완화(QE) 규모는 더 늘리고”
10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3월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디플레이션 파이터’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내놓을 경기부양을 위한 초강력 통화완화조치들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ECB가 월평균 자산 매입규모를 현재(600억달러)보다 25%(150억달러) 증가한 750억 유로로 확대하고 마이너스 금리(-0.3%)는 적어도 0.1%포인트 추가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ECB가 QE규모를 월 100억유로 가량 추가 확대하고 내년 3월까지인 자산매입 기간도 연장할 것으로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현재 -0.3%인 시중은행들의 예치금(초과지불 준비금) 적용금리를 0.1%포인트 추가 하향조정, -0.4%로 떨어뜨릴 것으로 시장이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ECB가 보다 확실한 통화완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마이너스금리를 0.2%포인트 추가 인하, -0.5%까지 내릴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가 추가 인하되면 유로존 은행들이 ECB에 법정준비금 이상으로 예치해놓고 있는 유동성을 빼내 기업·가계 대출 확대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게 ECB의 생각이다.
QE 규모 추가 확대를 통한 돈풀기로 시중유동성은 더욱 넘쳐날 것으로 보인다. ECB는 현재 월 600억 유로 어치의 국채·자산유동화증권(ABS)을 시장에서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는 연준식 QE조치를 시행중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후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QE라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2008년 11월에서 2014년 10월까지 3조9500억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살포,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드라기 총재도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는 것과 같은 QE규모 확대를 통해 유로존 경기 살리기에 올인한 상태다. QE규모를 확대하면 ECB가 사들이는 자산범위도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ECB는 회원국 국채와 우량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중심으로 자산을 매입중인데 금융채와 회사채까지 자산매입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와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가 QE 자산매입 대상을 은행채와 회사채 등으로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달 유로존 은행권이 발생한 금융채 부실 불안감때문에 시장이 요동을 치자 ECB는 부실 금융채 매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유동성 경색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권에 저리의 자금을 장기대출하는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도 추가통화조치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TLTRO는 대출(주택담보대출 제외)을 더 많이 하는 은행에게 보다 저렴한 이자로 최장 4년까지 ECB가 돈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은행 유동성 경색을 방지하고 시중에 더 많은 유동성이 풀리도록 하는데 커다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픽텟의 프레데릭 듀크로제 이코노미스트는 “3~5년 만기의 TLTRO 대출을 시행하면 2020년까지 수천억유로 규모의 자금이 은행권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꽤 강력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드라기 총재가 강력한 통화완화 바주카포를 쏘아대면 유로존 디플레 불안감이 어느정도 완화되고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또 한차례 유동성장이 연출될수 있다는 진단이다. 제한적이지만 경기회복 기대감도 되살릴 수 있다. 하지만 ECB의 울트라 통화완화조치로 미국 연준과 일본은행(BOJ)의 고민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CB의 마이너스 금리·QE확대조치가 결국 유로약세 연결돼 통화전쟁이 촉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15일 금리결정을 앞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중앙은행(BOJ) 총재 머릿속이 복잡해 질게 뻔하다. 지난 1월 29일 전격적인 마이너스금리 시행을 통해 엔화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BOJ는 오는 15일 3월 통화정책회의때 또 한차례 통화완화조
[이지용 기자 / 강다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