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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경제 성장률/ 사진=연합뉴스 |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5∼7%, 2020년까지 5년간은 평균 6.5% 이상을 내걸었지만 이는 중국 정부가 '좀비 기업'이 도산하게 두지 않거나 다른 고통스러운 개혁 조치를 이행하지 못하면 달성하기 힘든 목표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1인당 국민소득을 2020년까지 2010년의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2016∼2020년 5년간 연평균 6.5% 성장해야 하지만 이는 다양한 이유로 달성하기 힘든 목표라며 4일(현지시간) 이 같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이 딜레마에 빠졌다면서 의미 있는 개혁 조치는 중국 경제의 장기적 토대를 건전하게 하지만 실직과 사회적 불안정 등의 단기적 비용을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도 리커창 총리가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제시한 성장률 목표에 대해 "야심 차다"고 평가하면서 이를 맞추고 산업 구조개혁으로 인한 단기적 피해를 상쇄하려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뒷받침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성장률 목표 제시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통계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성장률 목표치 설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고속성장을 위해 돈을 쏟아부어 왔고 그 결과 막대한 부채와 공장ㆍ주택의 과잉 등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중국의 수출은 감소하고 돈은 나라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성장률 목표 설정은 이런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습니다. 우선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관료들이 데이터를 조작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어떤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성장률을 높여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중국 경제에 해롭다고 이 신문은 우려했습니다. 이는 낭비적인 투자와 부채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의 신규 대출은 사상 최대였으며 은행 대출과 채권 발행, 그림자은행 대출 등을 포함한 사회융자 총량은 3조4천200억 위안(약 633조원)으로 치솟았습니다.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경제연구소의 멩한 연구원은 "GDP(국내총생산)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버릇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세계 주요 경제국 가운데 연간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경제데이터를 제공하는 차이나베이지북의 르랜드 밀러 회장은 "중국은 GDP 목표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이는 경제적이기보다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성장률 목표 달성이라는 선전 효과는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정체된 임금, 대량 해고, 텅 빈 건물 등에서 중국인이나 외국의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공식 통계가 보여주는 것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데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중국 지도자들이 GDP 증가율 대신 삶의 질이나 가구의 구매력 등 국가 경제의 건전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지표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주장합니다. 국가정보센터의 치징메이는 GDP 증가에 대해 "유일한 수치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NYT는 중국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처럼 목표 달성을 위해 극단적인 부양책을 쓸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당시 대출과 지출이 급증해 성장을 떠받쳤지만, 국유기업과 지방정부는 막대한 부채를 쌓는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또 목표 달성을 위해 관료들은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베이징대 HSBC 경영대학원의 크리스토퍼 볼딩 교수는 정부의 목표와 나중에 발표되는 공식 성장률 수치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정부 목표는 '7% 안팎'이었으며 공식 성장률은 6.9%였습니다.
그는 "목표치에 이렇게 가까이 가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전부터 이런 패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외교전문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랴오닝성 당서기이던 2007년 클라크 랜드 주니어 미국 대사와 저녁 자리에서 "GDP 수치는 '사람이 만든 것'이고 그래서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주의 깊게 보는 랴오닝성의 경제 지표로 전력 소비, 철도 화물 수송량, 대출 규모 등 3가지를 꼽았습니다.
관영 신화통신도 지난해 12월 랴오닝을 포함한 북동부 3개 성의 경제 침체에 대한 기사를 통해 일부 지방정부 관료들이 GDP 수치와 다른 경제 지표가 양호한 것처럼 보이도록 데이터를
중국에서 영향력 있는 경제 주간지인 차이신(財新)을 세운 후슈리는 2014년 에세이에서 "GDP 목표가 아직도 중요한가"라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 대가를 치르고 이룬 성장은 정책을 좌초시키고 과잉공급이나 정부부채 증가 같은 병폐를 유발해 경제적 구조 이동을 늦추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