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만장일치 안보리, 사드배치엔 다른 목소리

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고강도 대북 제재를 만장일치로 결의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놓고는 현격한 입장차를 보였다.
류제이(劉結一)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이날 안보리 전체회의에서 발언권을 얻어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든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며 “미사일방어시스템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중국과 주변국 전략적 안보 이해를 위협, 오히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해친다는게 반대 이유다. 또 정치적 해결을 추구하는 국제사회 노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도 “한반도 사드 배치가 국제사회 우려를 키울 뿐”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추르킨 대사는 “북한의 행동을 빌미로 공격용 무기와 사드 등을 배치해 전력 증강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은 사드 배치 불가피성을 적극 강조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안보리가 북한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킨건 북한의 도발을 극도의 위협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사드 배치가 논의되는 이유도 북한의 위협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일본도 한국과 미국의 사드 배치 논의를 지지했다. 요시카와 모토히데 유엔 주재 일본대사는 “한국은 일본에게 전략적 가치가 높은 나라”라며 “한국과 미국의 군사 협력은 지역 안정을 강화할 것이며 우리는 이런 움직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과 러시아대사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기구인 6자회담 재개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류제이 대사는 “안보리 대북 결의 자체가 한반도 핵문제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6자회담과 같은 대화뿐”이라고 강조했다.
추르킨 대사도 “한반도 비핵화는 정치·외교적 해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우리는 6자회담 모든 당사국이 조속히 회담을 재개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추르킨 대사는 “제재는 그 자체로 끝이 아니고 북한 자금줄을 최대한 차단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만들기 위한 방법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