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이란 총선과 별도로 치러진 국가지도자운영위원회 위원선거에서 개혁중도파가 대거 당선되면서 향후 국가서열 1위인 최고지도자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선출된 88명의 운영위원들이 최고지도자를 뽑는 권한을 갖고 있는데다 최고지도자 성향이 이란의 개혁개방 속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현재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종신직 최고지도자 자리를 장기간 지키고 있지만 76세 고령과 지병 탓에 갑작스런 유고 상황이 언제든 닥칠 수 있다. 이럴 경우 8년 임기를 갖는 운영위원들이 최고지도자를 선정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유력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는 최신호에서 하메네이를 이을 최고지도자 후보군으로 6명을 지목했다.
이들중 가장 유력한 후보중 한명은 1989~97년 대통령을 지낸 알리 아크바르 하세미 라프산자니다. 중도 성향을 가진 그는 로하니 정부의 개방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국가지도자운영위원회 위원 선거에 출마해 선두권으로 당선되면서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다. 특히 라프산자니는 대통령을 견제하려는 최고지도자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그가 최고지도자가 된다면 정부의 개혁 추진에 힘이 더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음 유력 후보로는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이 거론된다. 이란핵협상 타결과 경제개방을 이끈 주역으로 국민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하메네이가 고령에 전립선암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로하니 대통령이 앞으로 최고지도자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텔레그램을 활용한 선거전에 적극 나서면서 개혁파가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이끌어내는데 기여했다.
의회 의장인 아야툴라 모함마드 야즈디도 최고지도자 후보군중 한명이다. 그는 라프산자니와 로하니와 달리 강경보수파로 분류된다. 1979년부터 의회 부의장을 지냈고, 99년엔 사법부 수장을 맡기도 했다.
모하마드 하타미 전 정권에서 첫번째 부통령을 지낸 모하메드 레자 아레프도 후보군에 들어있다.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유학한 그는 개혁성향이 강한 인물로 꼽힌다. 포린폴리시는 “의회 진출을 위해 헌법수호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최고위직중 개혁적 성향이 가장 강하다”고 평가했다. 아레프는 테헤란 의회 선거에 출마해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지난 2013년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지만 로하니 현 대통령을 위해 중도 하차했다
이밖에 이란 의회 대변인인 알리 라리자니와 알리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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