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서비스 업체인 우버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10억달러 넘게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우버는 공격적인 투자로 중국 시장을 개척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규제와 1위 중국 업체의 텃세 탓에 좀처럼 기를 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최근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캐나다 IT매체 베타키트와 인터뷰하면서 “우버는 미국에서는 수익이 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연간 10억 달러 이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버가 중국 시장에서 매년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이유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버는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9.9%를 기록하며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는 알리바바가 투자한 ’디디콰이디‘다. 점유율이 무려 81%에 달한다. 시장의 나머지 10% 정도는 지방의 중소 택시 애플리케이션 기업들이 나눠먹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해외기업인 우버보다 디디콰이디를 밀어주고 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차량 공유서비스 자체가 신생 비즈니스인만큼 자국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당국이 각종 행정 혜택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 시장에서 재미를 못 보고 있는 우버가 디디콰이디를 상대로 설전을 펼치고 있다. 칼라닉 우버 CEO는 “우버는 지난해 중국에서 큰 손실을 봤지만 중국 1위 업체인 디디콰이디는 모든 도시에서 손실을 봤다”며 “그럼에도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돈을 주고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아닌가”라며 디디콰이디를 비꼬았다.
이에 대해 디디콰이디는 반박에 나섰다. 디디콰이디측은 “칼라닉 CEO 발언은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며 “현재 디디콰이디가 진출한 400여곳의 중국 도시 중 200여곳이 손익분기점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우버는 올해 기업 역량을 중국 시장에 집중시킬 각오다. 중국 시장의 잠재성 때문이다. 중국 도시 지역의 출퇴근 인구는 7억6000만명 정도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의 2배 이상 되는 수치다. 또 중국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보다 인구가 더 많은 도시가 25개나 된다. 지난해
우버는 중국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투자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월 우버는 10억달러 자금을 투자받는데 성공했다. 우버의 기업가치는 80억달러로 올라섰다.
[김대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