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출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생전 특별한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같은 폴란드 출신의 미국인 여성과 수십 년간 주고받은 서신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김희경 기자입니다.
【 기자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30여 년간 우정을 나눈 인물은 3세 연하의 미국인 철학자입니다.
둘 다 폴란드 출신에 나치 시절을 경험한 아픔을 공유했습니다.
안나-테레사 티미에니에츠카는 1973년, 당시 추기경이었던 바오로 2세의 저서 '행동하는 사람'의 영문판 작업을 위해 폴란드로 향했습니다.
당시 동료 학자와 결혼해 자녀 3명을 둔 그녀는 출간 작업을 하면서 바오로 2세와 자주 연락을 취했습니다.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두 사람은 인간적으로 가까워졌고, 1976년 한 편지에서 바오로 2세는 티미에니에츠카를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티미에니에츠카가 생전 폴란드 국립박물관에 넘긴 편지와 사진 등이 영국 BBC 방송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둘은 스키를 함께 타기도 했고, 바오로 2세는 자신이 어린 시절 첫 영성체 때 아버지에게서 받은 스카풀라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둘 간의 우정을 신앙의 범위 안에 두려고 애썼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티미에니에츠카는 생전 인터뷰에서 "상호 애정 어린 관계였다"면서 "중년 성직자와 어떻게 사랑에 빠질 수 있겠느냐"며 세상의 의심을 반박했습니다.
MBN뉴스 김희경입니다.
영상펴집 : 한남선